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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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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Mar 30. 2021

나를 비판하는 친구에게 감사한다

2021년 03월 27일 토요일이다.      


농장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서 

롯데마트에 들러 초밥을 사서 왔다. 

저녁으로 먹기 위해서다. 

아내는 초밥을 먹고 싶지 않다면서, 집에 있는 밥을 먹었다. 

나는 초밥과 술을 먹었다. 

술은 정종을 먹었다.      


오늘 농장에 가면서 핸드폰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 

집에 오니, S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하니, 며칠 전 다른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였는데, 

그때 친구들이 나를 비난하였다고 하였다.      


내가 친구들의 모임에 참석하지 않고 손자만 본다고 비난하였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구들과 자주 만나 즐겁게 살아야지, 

친구들과 만나지 않은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괜찮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나도 친구들이 나를 비판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과 자주 만나고 재미나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필요하다.      


손자만을 보기 위해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 것은 

보통 사람의 경우로 보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다르다. 

내가 짱베를 돌보지 않으면, 아들의 식구들이 어려워진다. 

짱베를 불안하지 않게 하면서, 

짱베에게 필요한 언어, 놀이, 뉴로피드백, 음악, 미술, 운동 등의 치료를 시켜야 한다. 

직계가 하지 않고 누가 하겠는가?     


나의 사정을 다른 사람에게 구차하게 변명할 수 없다. 

이해하는 친구도 있고, 이해하지 않는 친구도 있다. 

나를 비난하는 친구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나를 그런 비판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연히 그런 친구를 미워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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