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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Mar 03. 2024

[편지] 1학년 학부모님께

학부모와 담임은 운명공동체

‘1학년 학부모'라는 이름 석 자가 무거우시지요?

저 역시 1학년 첫 담임의 기억은 아직도 강렬합니다.

1학년 아이들은 혼날 일을 미리 걱정하거나,

어제 있던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느끼는 그대로 내뱉고 행동합니다.

순간순간을 몸으로 겪으며 삽니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1학년 교실,

생기 가득한 25명 속 아이는

가정에서 보시는 아이의 모습과는 또 다릅니다.



멀리서 봐야 예쁘고 오래보면 눈물나게 힘든

1학년과의 첫 만남 이후

세상 모든 1학년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학부모님께 말씀드립니다.

부모님의 품에서 점점 벗어나는 것이 성장입니다.

자꾸만 품으려 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일입니다.


아이를 스스로 서게 하는 학부모님은

책가방을 챙기는 아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맘껏 조잘대는 아이,

그 아이 곁을 지키고 계시는 것입니다.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좋은 버릇을 갖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르게 앉아 책을 읽는 버릇,

아침에는 스스로 일어나는 버릇,

아이가 좋은 버릇을 들이도록 도와주십시오.


1학년 선생님은요.

아이들 위에 서서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한 반의 구성원으로서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매일 아침, 어제보다 오늘 더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는 바람으로

눈을 뜹니다.


보석같은 아이들이,

혹여나 다치지 않게,

혹여나 상처받지 않게 해주라는 기도도 함께요.


부탁드립니다.

조금 느리고 조금 다르더라도

있는 힘껏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기다려 주세요.


누군가를 아프게 할 지도 모르는 잘못된 행동은

단호하게 고쳐나갈 수 있게 마음을 모아 주세요.



가끔은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교사와 학부모는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오직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일년간 살 것입니다.


1학년 담임들은

이 아이들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학부모님 마음처럼,

이 아이들 귀하게 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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