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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Feb 05. 2024

4. 우리애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1학년 학부모 상담에서

우리애 스트레스 받지 않게
아무것도 시키지 마세요.
우리애 먹고살 계획이
다 세워져 있습니다.


9월 3째주 학부모 상담주간.

초등 1학년 담임이라 매일 밤 9시 넘어까지 상담이 이어졌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녀가 성인이 되면 사회생활의 어려움 없이 원하는 점포 등을 차려줄 것이니 지금 한글지도든 연산학습이든 개별행동이든 친구관계든 아이가 하고 싶은 그대~로 두라는 말이다.


1학년을 수년 했지만, 아직도 어려운 학부모님 유형이다.


1학기 때는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학부모님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 시간이었고,

2학기에는 학급 공동체 안에서의 아이 모습을 가장 잘 아는 교사의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학부모님께 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다.


살아있는 한, 모든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고 또 피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스트레스가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아이들은 익숙치 않거나 두려울 때, 자신 없거나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느낀다.

스트레스를 이겨냄으로써 더 큰 자신감이 생기며 충분히 새긴다.


스트레스를 극복할 때마다 마음 근육은 한층 단단해진다. 어른들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수없이 닥치게 될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다스려 무너지지 않을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학부모님의 그 결정,
훗날 아이가 원망하지는 않을까요?


올해 4명의 학부모님께 상담 마지막 전한 문장이다.


첫 학교생활 적응하랴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이렇게나 스트레스가 많아서 머리 터질 것 같다는 8세 1학년 아이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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