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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Feb 07. 2024

5. 우리 토마토 죽었나요

자랄 것 같지 않았던 토마토

4월, 개별화분에 방울토마토를 심었다. 어느 정도 자란 토마토는 가정에 보내고 가장 힘없는 3그루를 화단에 옮겨 심었다.


'내꿈은 방울토마토 엄마'라는 팻말 문구가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집으로 간 토마토들은 쑥쑥자라 따먹는다는데. 우리반 토마토는 멈춰서, 여름 지나고 추석 전까지도 열매가 안 맺힌다.


열정 넘치는 우리반 아이들은 토마토에 한순간도 소홀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흔들리는 눈빛으로 물었다.


우리 토마토 죽었나요?

집 갈 때면 뿅 커져 있는 것 아냐?


매 순간 살폈다. 그 모습을 지켜보신 온 학교 선생님들이 안타까워하셨다.


'꼭 자랄 거야!'

기도하고 관찰하고 방학에도 돌보더니.


서늘해진 10월, 7개월 만에 드디어 열매가 맺혔다.

알이 커질 듯 붉어질 듯 기대하며, 혹여나 누가 따갈까 연휴에도 서로 지킨단다.


마음을 모아 믿어주고 끝까지 기다려 주면 반드시 열매 맺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열매 맺긴 틀렸다 진즉에 단념했었다.

처음부터 약한 식물이었다는 둥 병충해 때문이라는 둥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핑계를 만들고 있었다. 잘자란 토마토 그루로 바꿔치기할 계획까지 한

거짓부렁 선생이다.


우리가 엄마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포기해요!


아이들은 외친다.


8세 아이들이 나를 어른으로 키운다.

결국은 해낼,

우리반 느리고 작디작은 아이를 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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