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은 히어로>
우리 삼촌은 오빠들 보단 크고,
어른들 보단 덜 어른이었다.
조카가 넷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귀찮아한 적이 없었다.
고향에 내려오면 친구들 만나기 바빴을 텐데
늘 우리와 함께 놀아줬다.
말 그대로 착한 삼촌이었다.
같은 바닷가도 삼촌과 함께면 더 재밌었다.
우리끼리는 할 수 없던 낚시도,
작은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는 일도
삼촌이 있으면 가능했다.
잡은 고기는 눈으로만 구경하고
곧장 놓아줬지만,
그 손맛을 알게 된 조카들은
해가 져도 집에 가기 싫다며 떼를 썼다.
삼촌이 있는 여름은 그 자체로 모험이었다.
그때의 우리는, 삼촌이 오면 세상이 10배 즐거워졌다.
삼촌은 원양어선을 탔다.
지구 반대편 바다를 누비고,
우리가 보지 못한 풍경들을 안고 돌아왔다.
고향 바다만 보고 자란 우리에게
어린애 키만 한 바닷가재 이야기,
하늘보다 파란 파도의 나라,
인어가 사는 낯선 섬의 전설 같은 걸 들려줬다.
우리는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빠졌다.
삼촌은 우리의 히어로였고,
‘마도로스’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다.
그 일이 얼마나 외롭고, 고되고,
위험했는지를.
삼촌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건,
꿈꾸는 아이들 앞에서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겠지.
그래서일까.
우리는 지금도 그 여름을 떠올리면
꿈꾸는 바다와 함께 착한 삼촌을 추억한다.
그 바다 한가운데 마도로스 삼촌이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삼촌은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형제들 중 가장 먼저.
아직 젊었다.
그래서 더 믿기지 않았고,
더 아팠다.
영원한 우리의 마도로스!
행복했던 유년의 여름을
우리에게 가져다준 삼촌에게
감사한 마음과 사랑을 담아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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