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동 단풍 구경
와이프와 주말 아침, 날씨가 좋아서 단풍이 보고 싶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망미시장에 들러서 김밥과
커피만 챙겨 화명수목원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땐, 주차장이 이미 거의 가득 차 있었다.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은 몰랐지만,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겨우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대천교를 지나 생태연못을 가니,
화명수목원의 가을 피크닉 명당이 보였다.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는 가족들과
커플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들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었고,
공간 전체가 가을빛으로 채워져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주위를 둘러보며,
‘여기서 가을 소풍을 즐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명수목원은, 화려하거나 대단한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더 좋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산을 깎아 만든, 공원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완만한 언덕길이다.
수목원 전망대까지 갈 계획이라면 운동화를 추천한다.
수목원엔 갈맷길도 연결되어 있다.
3분 정도 걸으면 금정산성 서문이 보이는데,
크고 단단한 성문은 단풍 속에서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유명한 유적지와는 다르게, 사람이 많지 않아 더 고요해 보였다.
몇몇 등산객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웅장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 오늘처럼 계획 없이 떠난 외출이
더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