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뭐 쓰지?

by 정예슬


오늘 아주 잠시지만 오연서 작가님의 라방을 들으며 브런치 합격 그 이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브런치에 작가 승인이 되고 나서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되려 합격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글을 고쳐가며 열심히 썼던 것 같다.


브런치 작가 승인!으로 글쓰기 미션이 끝나버린 듯이 굴었다. 무슨 도장 깨기도 아니고. 라방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건 단순한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매일 읽고 쓰는 삶'을 살겠다는 나의 다짐대로 오늘도 브런치에 글을 이어가 보기로 한다.


그런데 무슨 글을 쓰지?

음........



그렇게 찾은 도서관에서 뭉치를 만났다. 단어를 수집하고 글을 쓰는 강아지 뭉치. 새로운 단어를 만나면 설레고 기뻐 꼬리를 살랑이는 귀염둥이 강아지다.


열심히 단어를 모으던 어느 날 뭉치는 글을 쓰기로 한다. 하얀 종이 위에 머릿 속도 하얘진 뭉치의 모습이 딱 지금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좋아하는 걸 써보라는 조언에 뭉치는 산책을 하며 신이 났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렇게 뭉치는 매일매일 글쓰기에 매달린다. 글이 잘 안 써지는 날엔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보거나 산책을 나서기도 하면서.


그리고 마침내, 첫 이야기를 완성한다. 결국 해내고야 만 뭉치가 어찌나 기특하든지!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펜을 끄적이고 여백을 채우는 행위로 설명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글쓰기란 오롯한 나만의 시간 속에서 내 안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과정이다.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순간들을 세밀하게 더듬고 알알이 되새기며 고르고 고른 단어들의 조합, 아니 그 이상의 결합이다.


글을 쓰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와 안 쓰면 뭐 어떠냐는 마음 사이에서 끝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별 거 아닌 무엇이라도 토해내고야 마는 것이 또 글쓰기다.


오늘도 이 짧은 글을 쓰며 오만가지 감정들과 만난다. 빨리 자고 싶은 마음, 목과 다리가 저려오는 불편한 느낌, 내 앞에 널브러진 모모를 보며 덩달아 느끼는 태평스러움(엄마가 지방에 가시게 되어 2박 3일간 함께 하게 됨), 내가 글을 쓰니 자신은 책을 읽겠다는 한석봉 같은 첫째를 보는 뿌듯함 등.


무엇보다 글을 쓰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느끼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고 있으니 기쁘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그냥 쓰는 행위 자체에서 오는 희열이 있다.


더 근본적으로 파고들면 쓰는 행위가 일종의 털어놓음이고 치유적인 요소가 깃들어 있다. 누가 내 이야기를 이토록 시시콜콜 다 받아줄 수 있으랴?


이 하얀 종이는 내가 어떤 말을 쏟아내어도 가타부타 재지 않고 그저 가만히 들어준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가 참 좋고, 매일 쓰기로 다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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