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자리를 내어주는 일 :)

<잘 지냈어?>, 클라라 로사 크루즈 고메즈

by 정예슬


지난주 둘째가 유치원에서 받아온 그림책이에요.

<잘 지냈어?>라는 제목에 친구와 안부 물으며 사이좋게 지내라는 내용인가보다_

지레짐작하며 읽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띠용,

그림책의 깊이에 놀라고 말았네요.


발랄한 수다쟁이 암소 테테야가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테테야는 친구들 말은 하나도 듣지 않고

오로지 저 하고 싶은 말만 잔뜩 늘어놓고 떠나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하죠.


'왜 친구들은 날 찾아오지 않는 걸까?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처음으로 친구들이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 찾아가 진짜 안부를 묻지요.


"잘 지냈어?"


친구들은 저마다 고민이 많았어요.

공통적으로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걱정이 컸지요.


테테야는 온 마을 친구들을 모아

함께 사용할 물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테테야는 그동안 지금처럼 행복한 적은 없었노라며

이런 다짐을 합니다.


'앞으로는 친구들을 만나면 잘 지내는지 꼭 먼저 물어봐야지.'


.

.


마틴 셀리그만은 <긍정 심리학>에서 '행복'이란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했지만 그것의 한계를 절감하고 행복에 대해 '재정의' 내리기로 합니다.


"긍정적인 감정 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인간관계와 좋은 일을 통한 성취감이 더해져야 '행복'을 느낀다."


그동안 본인의 즐거움과 긍정의 감정만 좇던 테테야가

친구들이 필요로 하는 일에 앞장서며 성취감을 느끼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며

행복감을 느끼는 모습에서

셀리그만의 행복론이 꽤 그럴듯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타인에게 끌려다니는 삶이 행복할 리는 없습니다.

본인이 먼저, 홀로 충만함을 느꼈을 때

타인을 위한 마음 씀씀이가 생기고

의미 있는 관계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잘 지냈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내가 잘 지내지 않고서는

먼저 안부를 묻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느새 본인 이야기만 늘어놓기 십상이니까요.


잘 지냈냐는 인사는,

본인의 여유를 선물하는,

상대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는,

참으로 따뜻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일은,

먼저 안부를 건네는 사람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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