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체와 독서모임 사이

by 정예슬

매일 7시간은 꼭꼭 자야 하는 사람인데 요 며칠 네다섯 시간밖에 못 잤다. 다행히 오늘은 금요일!! 기쁜 마음으로 조퇴를 하고 부랴부랴 집으로 향했다. 몸은 제발 좀 쉬라고 외쳐댔지만 오래전에 약속했던 동네 엄마 북클럽 모임이 있었기에 책을 챙겨 들고 집 앞 카페로 나섰다. 그동안 줌으로 진행했던 터라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꽤 설렜다.




원조 멤버 두 분이 말레이시아와 용인으로 거처를 옮기시는 바람에 오프라인 정예 멤버는 이렇게 사총사다. (엄청난 AR 필터 효과로 나도 나를 못 알아볼 지경)


늘 모이는 카페 이름이 모리셔스라 동네 엄마 독서모임은 '모리셔스 북클럽'이라는 멋진 이름을 갖게 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여기.


내가 운영하는 모든 독서모임의 시초가 바로 여기서 시작했기에 <슬기로운 독서생활> 책을 들고 이곳 모리셔스 카페에서 사진을 찍는 건 너무도 벅찬 감동이었다.


언젠가 다 함께 진짜 모리셔스로 여행을 떠나자는 야심 찬 계획을 품고 우리끼리 자축의 사인회를 가졌다. 한 분이 집 앞 도서관에 희망 도서 신청까지 해주셔서 그 책까지 챙겨 들고 와주셨다. (어우. 너무 감사해요ㅠㅠ)


출간 이후 하루하루 감사한 일 투성이다. 그래서 뭐라도 더 챙겨드리고 어떻게든 뭔가를 더더 해보려 하다 보니 결국 또 몸이 말썽이다. 체력이 국력이거늘. 워킹맘의 빠듯한 시간을 여러 군데 나눠 사용하려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컨디션 난조일 때 뜨끈한 차를 마셨어야 했는데, 엄청난 무더위에 질려 차가운 음료를 마셨다. 결국 식은땀이 스멀스멀, 머리가 지끈지끈, 급체를 하고 말았다.


오랜만에 대면으로 함께한 이 만남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싶지 않아 딩딩 거리는 머리로 끝까지 마지막 1분 1초를 꽉꽉 채웠다.


엄마 '000'이 아니라 '나'를 찾는 여정길에서 만난 우리이기에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고 앞날을 함께 고민하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마음에 맞는 계절에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
마음에 맞는 말을 나누며
마음에 맞는 시와 글을 읽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즐거움이라 할 것이다.

ㅡ 이덕무


책이 맺어준 선물 같은 인연에 감사하다. 급체 따위가 감히 방해할 수 없는 소중한 독서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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