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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언니 정예슬 Dec 20. 2022

어디서 온 눈물일까

응원하는 마음

이무진의 신호등이 차 안을 가득 메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지만 나도 좋아해서 종종 출퇴근길에 듣곤 한다.


평소엔 걸림 없이 지나치는 사거리에서 어정쩡하게 걸려버렸다.

신호를 기다리며 하릴없이 전방을 주시하는데

꽤 젊은 경찰관의 경쾌한 몸짓이 눈에 들어왔다.


경광봉을 열심히 휘두르며

신호보다 조금 앞서 차들을 보내려 하는데 꿈틀꿈틀 가도 되나 망설인다.

내 말대로 하라는 듯 젊은 경찰 차들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온몸을 휘젓는다.


추운데.

옷이 참 얇네.


경찰관의 큰 몸짓을 보며 갑자기 눈물이 뚝뚝 흘렀다.

엉엉 커지는 울음소리가 당황스러운 감정을 집어삼켰다.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신호등 노래가 차 안을 가득 메우

경찰이 휘두르는 경광봉은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

차가 움직이고도 나는 한참을 그렇게 울어야했다.


경찰관이 안쓰러웠던 건지

내가 안쓰러운 건지

둘 다인 건지


울어야 하는 날이 있다.

울면 괜찮아지니까 다행이지 뭐.


툭툭 털고

차에서 내린다.


"안녕하세요~"

"안녕!"


울음기 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내고 있다.


아마도 모든 이들이 그럴 것이다.

남편도 친정엄마도 옆 반 선생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우리 모두 잘 살고 있다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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