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할아버지 댁 가는 날이잖아요. 언제 가요?"
"응 간단하게 요기하고 가자. 4시간이나 걸리니까 힘들잖아."
"중간에 휴게소 들러서 소떡소떡 먹을래요!"
"그래도 되긴 해. 그런데 서울 빠져나가는데만 1시간 넘을걸... 배 안 고프겠어?"
"네!!!!"
둘째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외할아버지다. 생긴 것도 비슷한데 손금마저 비슷하다. 특히 왼손에 감정선과 공부선이 맞닿아 일자를 그리는 막.금.인 것이 똑같아. 음악만 나오면 엉덩이 흔드는 것까지! 아빠도 그런 둘째를 무척 아낀다.
물론 첫째도 외할아버지 사랑이 지극하다. 꼭 1000살까지 사셔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진주까지 막히면 5시간도 걸리는 거리를 불평 한 번 없이 간다.
"아빠~ 집에 꿀 발라놨어요? 애들이 왜 이렇게 좋아해?!?!"
"아이고야 우리 손주 오는데 꿀만 발라? 좋다는 거 다 발라놓지~ 조심해서 천천히 와~"
출발 전화를 드리니 아빠 목소리 톤이 둘째와 비슷해졌다. 정말 닮았어 닮았어를 속으로 읊조리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아빠와 결혼 전 마지막 여행이 남해 독일마을이었다. 그때만 해도 남해는 별다른 관광지가 없이 그저 죽방렴이나 보고 회를 먹는 곳이었다. 남해는 엄마 고향이고 사천은 아빠 고향이라 어릴 때 자주 갔지만 특별한 기억이 없다.
그런데 남해와 사천이 달라지고 있다. 그 둘을 잇는 다리도 생기고 사천엔 케이블카도 생겼다. 남해엔 멋진 리조트와 풀빌라가 가득하다.
이번 연휴에 진주에서 1박을 하고 엄마, 아빠, 우리 네 식구 모두 남해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이들도 제법 커서 여행 가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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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못한,
이 생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아빠와 외손주의 여행을 상상해 봤다.
비록 글이지만 마음을 달래 본다.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