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인가....? 뭐지? 순간 그 뜻을 헤아려보느라 아무 말도 못하고 아이를 바라봤다가 아들에게 이게 무슨 말인지 눈으로 물었다.
"아~ 그거~ 고조 할아버지래!"
"아니야. 그거 꺼져!야~"
아. 고조가 꺼져였구나. 순진한 건지 별 일 아니라 생각한 건지 아들은 친구의 말에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다.
여차저차 이야기를 들어보니 같은 반 여학생이 아들을 좋아해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이야기였다. 그 여자 아이는 공원에서 만난 적이 있고 꽤 인상깊어 이름도 까먹지 않았다.
얼마나 활발한지 웬만한 남자 아이보다 활동량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아들도 제법 잘 어울려 놀아서 둘 사이에 이런 트러블이 생길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너희 둘이 사귀냐?"
**이는 첫째 00이에게 같이 놀자고 했다가 친한 친구랑만 노는 걸 보고 둘이 사귀냐고 물었다고 한다. 자기가 포기한다는 말까지 남겼다나...
그러려니 넘어가고 넘어가길 반복하다 담임 선생님께 연락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아들의 글쓰기. 가장 친한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를 1명씩 쓰는 것이었다.
(중략) **이랑은 안 친하다. 00이는 친구를 왕따시킨다. 또 나랑 @@이를 패는 게 취미라고 했다. 우리을 때리려고 무리도 만들고 있다."
"엥 00아 이게 무슨 말이야?! **이가 너 때려?!"
"아... 걔가 좀 그래요"
깜짝 놀랐다. 좋아한다고 했다가 이젠 때리기로 방향을 바꾸다니... 물론 어린이라면 당연히 그럴 수 있지만 아들이 쓴 글을 보니 영 당황스러웠다. 아들은 글에 쓴 것과는 달리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라며 괜찮다고 했다. 고민하다 한 달이 흘렀고 부랴부랴 상담 예약을 했다.
그리고 오늘 아이 담임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결론은 **이의 표현이 서툴다는 것. 좋아하는 마음과 소유욕이 큰 편인데 00이가 받아주지 않으니 엉뚱하게 때리거나 째려보는 방법으로 바뀐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러게... 좋아하는 걸 어째... 혼자만 같이 놀고 싶은 마음도 이해는 된다. 그래도 가재는 게 편리라고... 혹여 아들이 더 상처 받은 일은 없는지 살피게 된다. 남은 하루하루는 무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