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자연과 정치 (10)
라파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우유니行 비행기에 오른다. 사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전 세계적인 인기 여행지는 아니다. 유별나게 한국인들에게만 그 인기가 대단하다. 우유니행 비행기서부터 우유니 시티·소금사막 내내 한국인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종종 일본인과 중국인은 찾을 수 있지만, 서양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마추픽추와 리우 등지에 구미 각국에서 온 여행객이 넘쳐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순히 소금과 한국인만을 보면, 이곳이 볼리비아인지, 신안군 염전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볼리비아 투어업체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를 전면에 내세우고, 가이드들 역시 어느 정도 짧은 한국어 한두 마디는 할 줄 안다.
숙소에 짐을 풀고, 5인용 지프에 몸을 싣고 두어 시간을 달려가니, 드디어 소금사막이 형체를 드러낸다. 확실히 대자연은 대자연이다. 박민우 작가님에 따르면, 전날 비가 많이 와 사막에 소금물이 가득 차 있었고, 날씨는 완전히 갠 100일에 한번 있는 좋은 날이란다. 일부 과장은 있긴 하겠지만, 사막 전체에 물이 가득 차 어디를 가나 반영을 볼 수 있는 진귀한 관경이다.
마추픽추에서 날씨 때문에 고생했는데, 우유니에서 보상받는가 보다.
우유니 사막투어는 도착 후 하루 종일 경치를 보며 사진을 찍는 단순한 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 촬영이 데이·선셋·스타·선라이즈 투어 등으로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보통은 알파카 인형이나, 공룡인형들을 소품으로 두고, 각종 사진을 찍는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사진 촬영으로 점철 되어있는 우유니 투어가, 유별나게 사진에 집착하는 한국인의 여행 정서랑 잘 맞기 때문에, 우유니가 한국인에게 유별나게 사랑받는 여행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일행은 미리 자전거를 소품으로 요청했는데, 이 자전거가 정말 우유니 사진의 ‘화룡점정’ 역할을 하는 소품이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소금물이 꽉 찬 우유니에서 끝 없는 지평선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그때의 청량한 기분은 잊을 수가 없다.
비록 소금물이 튀어 소금 범벅이 되어 뻣뻣해지고 무거워진 바지는 우유니에서 버리고 올 수밖에 없었고, 또 강한 햇빛에 얼굴이 화상 수준으로 타서 한동안 열감으로 고생하는 희생이 있었다. 그래도 이정도 희생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우유니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느낀 감동은 대단하다.
※밤에 대단한 별의 반영을 볼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아쉽게도 밤에는 구름이 껴 스타투어는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몽골에서 충분한 별의 기운을 느꼈기에 이게 크게 아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