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의 몽골 여행 ②

동행운

by 서초패왕

지금 생각해도 나는 운이 좋았다. 여행지에서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는 정말 순전 운의 영역이다. 동행운은 여행의 7할을 결정한다. 특히 하루 종일 팀과 함께해야 하는 몽골여행에서 동행운은 9할에 가깝다. 나는 좋은 사람들로만 구성된 팀에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모임을 이끄는 탐험대장 지우 씨는 27살(당시 기준) 여성인데, 마냥 착하고 순수해 파리하나 못 잡을 것 같은 외모와 달리 리더십도 있고 당차기 그지없다.(심지어 팀의 막내이다!) 사전 모임부터 여행사와의 협상, 모임의 총무 역할까지 어떤 일도 완벽하게 처리한다. 롯데월드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한 친구 지수씨와 함께 몽골에 왔다.


두 번째 일행은 대구 능인고 동창인 지완, 병호 형님들이다. 두 분 다 얼마나 점잖고 호인인지 모른다. 대구 남자들답게 말수가 거의 없는데, 팀을 위해 힘든 일은 가장 먼저 나섰다. 새벽에 불 지피기, 아픈 사람 약 챙겨주기, 공기 의자에 바람 넣기 등등. 그 따뜻함에 반한 팀원들은 형님들을 ‘엄마’라고 부를 정도였다.


세 번째 일행은 경기도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동료인 수지 누나와 지은씨이다. 두 사람 다 밝은 성격으로 힘든 여행에서도 항상 웃으며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었다. 특히 복지관에서 일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배려와 매너가 몸에 배어있었다.


일행이 같이 온 6명 외에, 나처럼 혼자 몽골로 온 사람도 2명이 더 있었다. 은행 IT팀에서 일하는 유나 누나는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다. 건설회사 환경직으로 일하는 수현 형님은 사진이 취미인 분으로, 고프로와 DSRL을 몸의 일부처럼 함께 가지고 다녔다.


우리 팀은 특히, 몽골 여행에 특화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3명이나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사진전문가 수현 형님은 인생 사진을 찍어줬고, 계리사이기도 한 병호 형님은 수많은 보드게임을 마스터해 왔다. (여행 회계도 형님이 담당했다) 마지막 지완 형님은 천문학 석사로(!) 하늘에 수놓아진 별자리에 대해 막힘없이 설명해줬다.


당시만 해도 술자리에 앉으면 소주 3병은 기본이었던 나는, 음주·가무와 입담 등을 담당하며 오락부장을 자처하며 고된 몽골 탐험의 윤활유 역할에 최선을 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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