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 (2) - 퓌센
나는 새벽 3시에 일어나게 되었다. 시차적응이 안된 탓이다. 배가 너무 고파 뮌헨 중앙역의 빵집에 가서 빵을 하나 사서 맛있게 비웠다. 유럽의 빵은 정말 맛있다. 우리나라도 파리바게트 이런 반 냉동 빵매장 다 없애고 유럽식 빵매장을 전국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어나서 할 게 없어 그냥 뮌헨 거리를 돌아다녔다.
7시에 종범이가 일어났는데 종범이는 어제 내가 일찍 자는 동안 오늘 같이 여행할 일행들을 구해 놓은것 같았다. 세명 이상이 같이 퓌센에 가면 저렴하게 갈 수 있다는 정보까지 입수해왔다. 종범이는 이런 동행이 혼자 여행하는 경우가 많은 유럽에선 평범한 일이라고 한다. 여행초기에 종범이는 5일간 먼저 유럽 왔다고 유럽선배니 뭐니 이딴 소리를 많이 했다. 3수 한 놈이 선배??
여튼 26, 24살 형들과 퓌센까지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이들은 여행을 힘겹게 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한 형은 여행자금이 모자라 기타를 팔아 여행을 왔고, 다른 형은 그동안 샌드위치만으로 저녁을 때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보는 것이 여행의 전부가 아니다. 여행은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직접 그 나라 그 도시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 나라의 음식을 먹고 그 도시의 사람들을 만나는 등의 즐거움이 있을 때 그 여행은 온전해 진다. 이들은 사진을 사진으로 남기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나라만을 제대로 ‘느끼고’가는 게 현명할 텐데. 우리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여행을 과제나 일을 하듯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퓌센에는 우리 눈에 익숙한 노이슈반슈타인성이 위치하고 있다. 오늘은 날씨마저 너무 좋았다. 독일 남부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기차에서 남부독일의 정취를 신나게 사진에 담으며 오니 금방 시간이 갔다. 퓌센으로 가는 기차는 한국인이 2/3이상을 점거하고 있던 차였다. 한국인지 독일인지 분간이 안 되게 하였다. 요즘 유럽에는 그만큼 한국인이 많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너무 고지대에 위치해 제대로 된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그곳에 갔다가 나는 스탄베르그 호수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그런지 너무 피곤하였다. 호수도 아름답고 산도 아름다웠지만 피곤했다. 다시 돌아가 잠을 자고 싶었다.
우리는 오후 세시에 뮌헨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고 뮌헨으로 돌아갔다. 가자마자 나는 잠을 잤다. 매우 피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