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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초패왕 Oct 13. 2024

<4주간의 중부 및 동구권 6개국 여행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1)

독일에서 우리는 두 번째 나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한때 유럽 대륙 최강국이었던 오스트리아다. 잘츠부르크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도시는 아니다. 이 도시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도시인데, 오스트리아 서부의 풍광을 느끼려면 이곳을 꼭 방문해야한다. 독일남부, 스위스 동부, 오스트리아 서부 지역은 알프스의 접경지역인데, 이 지역들은 정취가 비슷비슷하다. 언제 어디서 하이디가 뛰쳐나와도 이상할 게 없을 것 같은 고장이다.



잘츠부르크 첫날은 그냥 도시구경을 하였다. 미라벨 정원의 동상들을 사진에 담고 점심은 중국음식점에서 뷔페를 먹었다. 유럽에 도착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건만 햇반은 이미 거의 다 먹었던 터였다. 종범이 것까지 내가 다 먹었다. 너무 밥이 먹고 싶었다. 한번 뜯으면 두 공기씩 먹었다. 종범이의 양보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 여튼 여기서(중식당) 정말 배가 터지게 밥을 먹었다. 깐쇼새우 맛은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밥은 월남 쌀을 사용하고 있었다. 필리핀과 대만에서 느낀 것이지만 삼모작하는 지역의 쌀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일부로 물을 많이 넣어 질게 한 죽밥만 고집하는 우리 집인지라 끈기가 없는 월남 쌀을 먹으면 난 설사를 한다. 유럽의 쌀은 모두 세계의 곡창 중국남부와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월남 쌀이었다. 그나마 볶은 밥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말 배가 터지게 먹었다. 



이날은 종범이가 몸이 안 좋은 날이었다. 나는 한창 회복되어 쌩쌩했다. 나는 잘츠부르크때 컨디션이 최고였다. 어디든 날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종범이는 열이 나고 아팠다. 게트라이데 거리와 전망대까지 간 후 (여기선 청화대 학생들을 만나 한중우호를 나눴다) 종범이와 나는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종범이가 잠에 들고 나는 숙소의 바에서 인하대 형과 성균관대 공대에 다니는 형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성균관대 공대 형은 학군단을 하다가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입대한 전력이 있는 형이었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 형은 이후 빈에서 다시 조우하게 된다. 



밤에는 잠깐 모차르트 플라츠에 들렸다. 이때 이탈리아인 용접공과 동행하였다. 이 사람은 영어를 잘 못해 손짓 발짓으로 친절하게 도시 지리를 설명해 주었다. 정말 친절한 이탈리아인이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YOHO라는 숙소에서 머물렀는데 캐치프레이즈가 EAZY TO FIND HARD TO LEAVE였다. 매우 찾기 어렵다. 우리는 역에서 한 시간을 찾아 헤매다가 겨우 찾았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때 종범이가 병이 난 것 같다. 하지만 떠날 때는 매우 쉽게 떠날 수 있다. 역을 찾기는 매우 쉽기 때문이다. 



여행을 할 때는 짐을 최소화 하는 게 상책이다. 나는 26인치 유학용 캐리어(트렁크라는 표현이 나을 정도다)를 들고 갔는데 옷의 절반은 입지도 않았다. 그 거대한 짐을 가지고 숙소를 찾아다닐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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