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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초패왕 Oct 12. 2024

<4주간의 중부 및 동구권 6개국 여행기>

독일 뮌헨 (4) - 가르미슈 파르키헨슈타인


이날은 종범이와 가르미슈 파르키헨슈테인을 갔다. 원래목적은 겨울스포츠로 유명한 이 도시에서 스키를 타는 것이었다. 하지만 종범이가 역을 하나 잘 못 내리는 바람에 모든 것은 어그러졌고 스키를 타기로 한 당초 목적은 행군으로 변질되었다. 그날 우리는 6시간을 걸었다. 겨우 한 정거장 기차를 잘못 내렸지만 6시간을 걸어야했다. 


걷다가, 걷다가 버거킹을 발견하였다. 너무 허기졌던 나는 정말 맛있게 햄버거 하나를 비웠다. 이때 절박함과 허기짐을 해소했을 때의 만족함은 사진기에 잘 담겨졌다. 



비록 목적과는 달리 계속 걸어야했지만 멀리보이는 산과 주위의 아기자기한 주택들, 그리고 햇살 가득한 기상은 내 마음을 누그러트렸다. 우리는 한적한 독일 남부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것을 보진 못했지만 무의미한 하루는 아니었다. 여유를 가지고 걸으며 종범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재밌는 날이었다.



이날 저녁 우리는 전날 먹었던 아우구스티너의 학센 맛을 잊지를 못해 다시 그곳을 찾았다. 하지만 어제의 그 맛이 아니었다. (그래도 깨끗이 비웠지만.) 뭐가 문제였을까. 어제는 현지인과 함께 가서 제대로 음식을 해온 것일까? 실망스러웠지만 두 번째 방문의 실망감이 첫 날의 그 기쁨을 상쇄하진 못했다. 아우구스티너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뮌헨의 제일가는 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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