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 (2)
빈에서는 3사람과 만났다. 울산에서 중학교 과학 선생님을 하고 있던 누님와 요양사로 일하던 누님들은 인터넷에서 동행하기로 결정하고 같이 여행하던 차라고 한다. 이들은 우리가 빈에서 머무르던 삼일째 되던 날 야간열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내려간다. 30이 넘고 견고한 경제적 기반을 가지고 있던 누님들인지라 술도 잘 사주고, 요리도 잘 해줬다. 움밧 호스텔에서 고기를 구어서 흡족하게 저녁식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종범이 아버지는 한티역 롯데백화점 맞은편에서 영동 스넥카라는 비교적 큰 규모의 음식점을 경영하시고 계셨다. 잘은 모르겠지만 고향인 순천 향우회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셨던 것 같다. 빈에는 종범이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순천출신 젊은 검사 분이 외교관 신분으로 유엔 마약감시분과에서 활약하고 계셨다. 빈에서의 둘째 날 우리는 유엔의 4개 본부중 하나인 빈 본부를 방문하였다. 유엔 본부는 각각 뉴욕, 케냐 나이로비, 빈,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하고 있다.
종범이 아버지와 깊은 교류를 하셨던지 검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매우 잘 해주셨다. 유엔본부를 구경시켜 주시고 용돈도 주시고 한국음식점에 우리를 데려가 주셨다. (유럽에서는 일식만큼이나 한식이 비싸다) 빈까지는 정말 배곯지 않고 흡족하게 여행했던 것 같다.
우리는 유엔 본부를 들렸다가 빈 도심을 방황하다가 다시 움밧으로 돌아왔다. 아직 빵과 고기 위주의 식사에 익숙지 않았던 종범이와 나는 빈까지는 역사에 있는 간편식 중국음식을 많이 먹었다. ‘미스터 리’라는 중국음식점은 유럽문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즉석 중국음식점이었으나 칠리새우를 듬뿍 부은 칠리새우밥은 우리가 항상 즐겨먹던 음식이다. 가격은 7.9유로로 한국 돈으로 12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밥을 먹을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틈만 나면 빈 중앙역에 있는 미스터 리에 들러 식사를 하였다. 특히 나는, 잠자다 배고파지면 혼자라도 나와서 미스터 리에 갔다. 이날도 미스터 리에서 식사를 한 후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