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2)
이 날은 눈이 왔다. 눈도 오고 너무 추웠지만 우리는 길을 나섰다. 부다페스트는 서울로 치면 강남인 부다와 강북인 페스트(반대일 수도 있음)가 합쳐진 말이다. 영웅광장과 국회의사당은 강북에 위치하고 있고, 부다궁전, 어부의 요새 등 역사적 건물들은 강남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부다와 페스트를 가로지르는 강은 역시 동유럽의 젖줄 도나우 강이다. 어제 영웅광장 및 국회의사당을 둘러보았으니 오늘은 강남쪽을 탐방하기로 하였다.
부다왕궁, 어부의 요새(어부는 베드로를 뜻하는 듯하다), 겔레르트 언덕등을 돌아보았다. 확실히 아름다운 도시였다.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 만하다. 프라하는 북쪽의 로마라고 한다. 프라하와 부다페스트는 독특한 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서유럽의 유명 도시들과 비교할 이유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작인 것일까?
어지간한 곳은 다 둘러보았지만 야간열차 시간까지는 아직도 7시간 가까이 남았다. 우리는 너무 추워 만다라호스텔에 1박의 절반요금을 내고 머물러 있기로 하였다. 윤아의 맥북으로 블로그를 하다가 낮잠도 잤다. 저녁을 먹으러 나왔는데 마땅한 것이 케밥밖에 없었다. 이집트인이 운영하는 케밥집에서 우리는 케밥을 먹고 물 담배를 한 대 시원하게 피웠다. 나는 너무 많이 피웠는지 머리가 아파 위로 올라가 누워있어야만 했다. 한때 두통이 너무 심해 죽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까지 들었으나 2시간 누워있었더니 금방 좋아졌다.
케밥은 햄버거, 립과 더불어 우리가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독일, 오스트리아에는 터키인이 많아서 그런지 케밥 음식점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헝가리를 끝으로 루마니아에서부터는 자취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야간열차를 타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