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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초패왕 Oct 13. 2024

<4주간의 중부 및 동구권 6개국 여행기>

폴란드 크라쿠프 (2)

오로라 민박은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한인민박이다. 한인민박을 이용하는 것은 유럽 여행 중에 오로라 민박이 처음이었다. 헝가리, 루마니아 내내 밥을 한 끼도 먹지 못한 터라, 밥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이때 한인민박을 결정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오로라 민박을 소개해준 사람은 뮌헨에서 만난 가난한 영남대 형이었다. 젊은 아주머니의 음식솜씨는 정말 최고였다. 고향이 충청북도라 그런지 우리 엄마와 음식솜씨가 똑같았다. 나는 일부로 질은 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는데 요구 대로 해주셨다. 우리는 정말 최고로 맛있는 아침을 먹었다. 지금 일지를 쓰는 순간에도 그때를 생각하니 입에 침이 고일정도이다. 역시 한국 사람에게는 밥이 최고인 듯 하다. 


젊은 부부는 음식 솜씨뿐 아니라 입담도 최고였다. 특히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오로라민박 여주인은 조곤조곤 한인민박을 운영하면서 생긴 경험을 재미있게 썰을 풀어주셨는데, 그날 밤은 정말 재미있었다. 나도 한 입담을 하는 사람이라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데 종범이랑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니 유럽여행 내내 우리는 어디 가서도 유쾌한 친구들 대접을 받으며 재미있게 다녔다. 하지만 뒷날 이때 입담을 너무 믿은 나머지 한국에 와서 종범이가 소개해준 여자를 상대로 밑도 끝도 없는 개그를 치다가 소개팅에서 망하기도 하였다.



여튼 이날 아침 우리는 젊은 주인 아저씨가 소개해 주시는 데로 크라쿠프의 구시가를 둘러보고 비엘리스카 소금광산을 방문하였다. 중세부터 50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유서 깊은 소금광산은 부의 상징이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단체관광을 온 한국인 집단을 마주하게 되었다. 종범이와 '나는 저건 여행이 아니야 관광이야'하며 자부심을 키웠다.



브라쇼브에서 난 한번 넘어졌는데 이때 카메라가 충격을 받았었는지, 소금광산 내부에서 카메라가 결국 고장 나고 말았다. 셔터가 내려가서 올라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모든 사진은 종범이 카메라로 해결하게 되었다. 20일 가까이 힘을 썼던 내 카메라 였지만, 한번 넘어진 것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무거운 카메라를 안들고 다니게 되니 그것은 좀 좋았다.



크라쿠프는 폴란드의 유서 깊은 도시면서도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배경이 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유대인들이 이곳에 살아서 많은 게토가 남아있기도 하다. 크라쿠프 성에서 크라쿠프를 가로지르는 강을 보면서 한강이 정말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인강, 도나우강 등 한강을 능가하는 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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