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크라쿠프 (3)
크라쿠프까지는 여전히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듯하다. 이곳에는 한인민박이 오로라 민박 한 곳인데, 틈새시장을 공략해 정말 위치 선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는 충주 출신의 유럽을 여행하는 남매와 대원외고 3학년에 다니는 학생을 만났다.
윤아 이래로 우리보다 어린 친구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라니. 아버지가 서강대 사학과 출신으로 한경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계시다고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동북아 역사재단에게 큰 연구를 진행 중이신 분이셨고, 조범환 교수님과도 친분이 있었다. 아버지가 서강대 사학과 출신이라는 점에서 난 이 녀석에게 친근함을 느껴 많은 이야기도 해주고, 맛있는 것도 한번 사주었다. 본인 스스로도 나중에 미국에서 사학을 계속 공부할 것이라 말하였다. 관심이 있던 폴란드와 독일을 방학동안 여행하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종범이와 나는 이날 그 유명한 아우슈비츠를 방문하였다. 유대인 학살의 상징적 장소가 바로 아우슈비츠이다. 현재 수용소 건물들은 모두 유대인 피해를 입은 국가들의 전시관과, 유대인이 당한 아픔들을 보여주는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입구에 쓰인 글 ‘일은 자유를 주리라’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사실 아우슈비츠와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크라쿠프 근교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크라쿠프에서 버스로 한참을 가야 한다. 아우슈비츠에서 크라쿠프까진 3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제2 수용소까지 보고 싶었으나 시간부족으로 오후 4시에 크라쿠프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