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1)
프라하에는 한인민박이 15곳 이상 있다. 그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많으면서 호스텔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중 한 한인민박에서 체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한인민박의 누나는 이곳을 인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음악을 전공해 곧 체코의 한 사설 오케스트라에 취직하게 된다고 자랑을 하였다. 지금쯤 다른 사람이 인수했을 것이다.
프라하라는 이름 값 답게 관광하려는 한국인이 정말 많았다. 한 사촌 형제는 중앙대 사진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사진 학도답게 필름 카메라로 여행사진을 담고 있었다. 사진에 관심이 깊은 나로서는 매우 흥미로웠다. 대구가톨릭대에 다니던 분들도 있었다. 한 사람은 신부가 되려던 분이었는데, 말이 정말 많은 호인이었다. 이 사람이 신부가 된다면 미사 시간은 정말 길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과 밤에 개신교와 가톨릭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림대에 다니던 23살 누나도 기억난다. 정말 시원시원한 호인이었다. 체코에 일주일을 체류한 정근혜도 이곳에서 만난 인연이다. 연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었던 정근혜는 말도 재미있게 하고 재주가 많던 여성이었다. 한림대누나하고 정근혜까지 네 명이서 관람을 많이 하였다.
한림대 누나는 종범이가 무임승차를 하는걸 보고 따라하다가 검표원에게 걸려 제대로 당했던 누나이다. 천원이면 갈 곳을 걸려서 5만 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종범이는 이때 마침 표를 가지고 있어서 벌금을 내지 않았다. 운도 좋은 놈이다.
첫날엔 프라하 북부지역을 탐사하였다. 프라하 강북에는 구시가광장, 바츨라프광장이 위치해 있다. 구시가를 돌아보고, 점심에는 그유명한 벨벳맥주를 맛보았는데 잘츠부르크 수도원 맥주에 뒤이은 맛이었다. 두 맥주를 맛보기 위해 여행했다고 해도 전혀 서운하지 않을정도로 두 맥주는 최고다. 체코에서만 50만 원 이상을 사용하였다. 여행막바지라 남은 돈을 물 쓰듯 체코 환으로 바꿔 사용하였다.
이날 저녁에는 체코의 명물 돈조반니 인형극을 관람하였다. 바람 둥이로 뭇 여성들을 울린 돈조반니가 지옥에 가서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인형극은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는 편견이 깨졌다. 돈조반니 공연을 보고 또 그 유명하다는 체코의 야경을 관람하였다. 백탑의 도시라는 체코의 야경은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빛이 어우러져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