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크라쿠프(1)
이날 우리는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 부쿠레슈티 국제공항으로 향하였다. 폴란드 크라쿠프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공항이 하루 끼어있는 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비록 3시간짜리 비행이었으나 우리가 크라쿠프에 있는 오로라 민박을 찾았을 때는 밤 10시가 가까워서였다.
종범이는 이날 또 한번 역을 잘 못 알고 내리는 바람에 나는 종범이에게 욕사발을 퍼주었다. 나는 비행기를 놓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역정을 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닌 일인데 국제미아가 될까봐 걱정을 했던 것 같다.
루마니아는 소문만큼 위험한 나라는 아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돈에 혈안이 돼서 관광객에게 잘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부당하게 관광객의 호주머니를 터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친절하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친절함이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 때도 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택시 기사들이 호객행위를 시작하였다. 우리를 중국인으로 보았는지, 차이나 파이팅 등을 연발하며 우리를 유치하려 하였다. 물론 일종의 친절일 수도있지만, 우리는 역을 잘못 내려 짜증이 가득한 터였기에 욕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 비행은 크라쿠프 직행이 아니라 바르샤바를 경유해 가는 것이었다. 어차피 바르샤바도 가야했기 때문에 그냥 바르샤바를 갔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종범이는 크라쿠프와 바르샤바 위치도 모른 채 예매를 했는지,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는 또 야마 게이지가 100%에 육박했지만 참기로 하였다. 종범인 기본적으로 착한 애니까.
크라쿠프에 도착하자 우리는 일단 버거킹으로 돌아가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버거킹에서 인종 차별주의자로 보이는 슬라브 근본주의 스킨헤드들이 우리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니들은 곧 죽을 것이라는 제스처를 선보여주었다. 나는 일단 두려운 생각이 들어 종범이에게 빨리 나가자고 하였다. 종범이는 일단 욕은 하면서도 내가 이끄는 대로 잘도 끌려나왔다. 힘으로는 내가 종범이를 당할 수가 없는데?? 종범이는 내가 말려주길 기다린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