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사무처 당직자의 최대 단점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전문성이 없어, 일반 기업으로의 이직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비록, 특수한 업무(즉, 당무)를 수행한다 할지라도, 사무처 당직자는 일반 공공기관 사무직과 마찬가지로 ‘대졸 사무직’일 뿐이다. 심지어 2년씩 부서를 순환하며 업무를 경험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기르기 쉽지 않다.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없으니, 입사 후 이 일이 싫어지더라도 이직이 매우 어렵다.‘정치적 조직’인 정당에서 근무했다는 경험은 외부 일반 기업 취업을 원하는 경우,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기업 이직은, 대단한 인맥이 있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동종업계 이직도 불가능하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정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상대 당 출신 직원을 절대로 채용하지 않는다. 물론, 비슷한 성질을 가진 신생 중소 정당으로 이직은 가능하지만, 양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전혀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정당 사무처 당직자의 이직은, 보좌진으로 전직하거나, 공공기관 정무팀으로 전직하는 것인데, 이는 정규직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기에 정당으로의 복귀가 보장되지 않는 한, 잘 선택되지 않는다.
두 번째 단점은 인사 적체이다. 프리랜서인 보좌관은 빠르게 진급한다면 30대 후반에서 40살 초반에 4급 보좌관이 된다. 하지만, 정당 사무처는 인사적체가 심하여 같은 나이 보좌관에 비해 직급이 한참 낮은 경우가 태반이다.
이는 정치 환경의 변화로 합당·분당 등의 원인으로, 상당한 수의 외부 인사가 상위 직급으로 전입되어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특히 공채출신이 5급 직급 이상을 대부분 독식하는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 사무처에서 심한데, 이 때문에 많은 공채 출신 젊은 사무처 당직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세 번째 단점은, 변동성이 매우 높은 정치 상황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보좌진이나 직업정치인에 비해 덜하지만, 그럼에도 작게는 휴가 취소부터, 크게는 구조조정까지, 국내 정치의 변동에 따라 인생의 부침이 생기고, 때로는 정치적 이해관계라는 불공정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정치 조직에 있는 사람의 숙명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분당으로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하며, 합당으로 갑자기 못 보던 사람들이 내 선배나 후배로 대거 들어오기도 한다. 선거에서 대패하는 경우, 운이 나빠, 실업자가 될 수도 있고, 운이 좋은 경우 연봉이 30% 삭감 선에서 정리될 수도 있다. 승진이나 포상 역시 정치적 이유에 의해 진행되기도 한다. 일반 기업체에서 이야기하는 공정의 잣대가 통용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마지막 단점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원과 국민이 주인인 곳이기 때문에(이는 사실상 주인이 없다는 말과 같다) 이를 이용해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는 저열한 수준의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이다. 업무 해태를 일삼는 고참 직원들이 존재하고, 당비와 세금이 비 상식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무처 당직자는 이런 것을 보고 들을 때 매우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