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공채 시험의 추락

by 서초패왕

1년 전 조선일보에 양당 당직자 채용 경쟁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기사가 나왔다. 심지어 청년층의 취업상황이 점점 열악해지는 상황에서조차 그렇다는 것이다. 기사는 이 현상을 ‘정치 혐오가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005년 한나라당 당직자 공채는 7명 선발에 929명이 몰리며, 133: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18년 뒤인 2023년 국민의힘 공채 경쟁률은 40:1로 떨어졌다.


민주당 공채의 추락은 더 드라마틱하다. 문재인 정부 초기 2017년에 실시한 공채에서 140:1 경쟁률을 기록한 민주당은, 당시 합격자 출신 학교까지 공개하며 대대적으로 언론에 홍보했지만, 2023년 공채 경쟁률은 25:1로 추락했다. 해당 언론이 주목했듯 80% 이상 경쟁률이 떨어진 것이다.


한나라당 최대 경쟁률을 자랑한 2005년 공채 당시, 김무성 사무총장 역시 유학파 40명, 박사 5명, 석사 100명이 지원했다고 언론에 자랑했던 바 있다. 경쟁률이 나란히 추락한 이제는 거대 양당 모두 사무처 공채를 조용하게 진행한다.


소리·소문 없이 진행하는 채용이 경쟁률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정당 홈페이지에 있는 공고만 보고 지원하는 인사는 정당 청년조직에서 활동했거나, 의원실 인턴 등 정치판에 있는 청년들뿐이다. 홍보 없이 사람을 뽑으니, 정치적 후원이 있는 인원을 위한 채용이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지원자 수 자체가 줄어드니, 선발되는 인원이 우수할리도 만무하다. 정당의 인적 경쟁력은 나날이 추락하는 실정이다. 한편,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인원들은 박탈감 등으로 정당 사무처를 등지기도 한다. 급감하는 지원율을 보며, 선택을 잘못했다는 고민이 생길 만하다. 또한 입사 후 공정하지 못한 내부 시스템을 보며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다.


공채 시험 경쟁률이 과거만 못하고, 공채 출신 직원은 회사를 떠나니, 정당 사무처는 다른 방법으로 직원을 선발한다. 인턴·계약직을 열심히 수행한 직원에게 정규직의 기회를 주기도 하며, 외부 경력직을 더 충원하기도 한다. 출신 학교 등 능력보다는 해당 정당에 대한 충성심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는 말미에 양대 정당 관계자의 말을 실었다. ‘이제 일류 인재들은 기업으로 가지 정당으로 안 오는 것 같다’, ‘과거 지원자들은 월급보다는 정치적 비전을 보고 지원했는데, 정치 혐오로 선호도가 떨어진 것 같다’


밖에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 안쪽 모습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현실 정치를 보고, 내부 상황을 유추해본다면, 쉽게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이상 우수 인재가 지원하지 않고, 들어온 우수인재들 조차 계속해서 떠나는 정당 사무처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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