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륵이 주르륵이 되는 시간
정신 차려보니 저녁이었다. 나는 거실 바닥에 잠시 누워 뻐근한 목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만졌다. 아기는 마지막 분유를 먹고 기분이 좋은지 여러차례 애교를 피웠다. 육아 퇴근, 이른바 육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손잡고 아기방으로 들어가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되는 터라, 혼자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짜 혼자 괜찮겠어요?"
"네, 한번 혼자 해볼게요. 다녀와요."
이른 오후부터 집안일을 도맡아 준 남편에게 먼저 씻고 오라고 말했다. 혼자 괜찮겠냐는 물음을 남기고, 남편은 아파트 커뮤니티 사우나 시설로 향했다.
잠시 뒤.
자세를 고쳐 앉으려는데 무언가 심상치 않았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를 쳐다 보려 했지만 목이 뻣뻣이 굳어 움직이기 어려웠다. 좌우로 스트레칭을 할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힘겹게 일어나 한 걸음을 떼는 찰나, 하늘이 핑 도는 듯 어지러웠다. 경직된 어깨와 목 부근에서 압박감이 느껴지고, 급기야 숨 쉬기가 힘들어졌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이 혼미했다. 1분도 채 되지 않는 순간이지만, 아이와 홀로 남겨져 더욱 두려웠다.
정신줄을 꽉 부여잡고 관리실에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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