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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자국이 사라질 무렵이면, 우린 가까워질 수 있을까

입양전제 위탁 일주일. 길고도 선명했던 순간

by 치유의 하루

다음날 남편과 유모차를 끌고 한의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산책 중인 강아지를 마주쳤다. 자주 마주치며 인사 나누던 이웃이 주인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이쪽은 저희 남편이에요.”


“아, 안녕하세요. 아이가… 있었어요?”



그녀의 시선은 남편이 아니라 유모차에 고정되어 있었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했다. 이마가 살짝 올라간 표정, 말끝에 묻어나는 놀람.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단 한 번도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을 이웃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


‘뭐라 설명해야 하나?’


설명할 수도, 설명하지 않을 수도 없는 어정쩡한 순간이었다. 나는 엄마가 맞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아니다. 우리 부부는 공개 입양을 지향하지만, 만천하에 공개한다는 뜻이 아니다. 아이에게 숨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나는 이 아이와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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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경험자에서 '나 사랑 전문가'로 성장한, 치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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