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로 Oct 30. 2023

내 앞에 송강이라니, 꿈은 아니지?

송강 닮았다구요 ㅎ

3번이나 마주친 그 남자와 번호 교환을 했다.

하지만 이미 맥주를 많이 마신 탓에 친구와 택시를 잡아 집으로 가려던 차에

카톡이 하나 띠링 왔다.


'저희 이제 축제에서 나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이건 운명이라며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근처 펍에 도착하고 마주 앉았다.

나와 번호를 교환한 남자 옆에

동생이라는 남자가 있었는데, 

드디어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세상에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천지신명님

감사합니다.


저의 30여 년의 인생에

이런 행운을 주시다니

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당시 나는 '알고 있지만'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있었다.

덕분에 송강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되었고,

한참 송강앓이를 하고 있는 터였다.


"세상에 내 앞에 송강이 앉아있다."


맥주축제에서 3번이나 마주치고,

연락을 했던 남자가 운명인 건가 했지만

내 앞의 송강을 보고

운명은 여기 있었네.

나의 운명이 여기네.

바로 바뀌었다.


내가 먼저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한눈에 반한다는 말은 절대 믿지 않는다.

고백을 받아보았으나 해본 적은 없다.

잘생겼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 적은 없다.


이 남자를 보니

내가 먼저 남자를 좋아할 것 같다.

한눈에 반했다.

고백을 해볼 만도 하다.

잘생겼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맥주가 들어가는지는 모르겠고

하염없이 내 앞에 송강을 보고

꽃받침을 하고는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놀랍게도 그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다들 잘생기면 얼굴 값 한다, 얼굴 뜯어먹고 살거냐 하는 소리 등을 한다.

사실 이 말에 어느정도 동의 한다.

얼굴 값하는 놈도 만나보고, 같이 지내보니 얼굴을 뜯어버리고 싶은 놈도 만나봤다.

근데, 이정도로 생겼으면

한 번 정도는 더 당해봐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웃긴 심보가 발동했다.


그러니까 30넘도록 정신 못차린게다.


*여기서 주의: 송강을 닮았다는 표현을 송강이라고 표현한 것임...ㅎ

                     

매거진의 이전글 맥주축제 3번이나 마주친 남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