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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생명

by 이영준

생명의 시간, 소리의 풍경

내 마음에 소리가 은은하게 유혹하고

웬일일까 이런 익숙한 경험은 찰-랑 딩-딩

산사의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물고기가

시윗줄을 끌어당기듯 파닥파닥 나래를 친다

자연의 바람소리와 풍경소리가 어우러져

청동의 풍경-종(鍾)들이 아름다운 연주를 시작한다.

모든 풍경은 한때 생명이었다

누가 종(鍾)을 처음 매달았을까

하나님은 왜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을까

낯선 자아와의 만남,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는다

그녀의 십자가 귀걸이가 풍경-종(鍾)처럼 흔들리고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이라

내 마음에 아름다운 소리가 진동을 한다.

시간의 역행, 귀걸이에서 소리가 난다

얕은 바람결에는 찰-랑 찰-랑 딩-딩

거친 바람결에는 찰-랑 찰-랑 디-딩 디-딩

산사의 풍경을 담아 신비로운 소리를 낸다

나는 어쩌면 달빛과 그녀의 향기와 소리에 취해

시간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일탈을 꿈꾸는가

바람결에 유혹하듯 찰랑이는

십자가 귀걸이에서 수천 개의 풍경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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