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나는 사랑의 신을 목격하는 꿈을 긴 시간에 걸쳐 꾸었습니다. 그는 꿈속에서 언제나 잔상처럼 존재하였는데, 나는 그 잔상의 모습을 단 한 번이라도 붙잡아 보고자 기나긴 시간을 꿈인 줄 알면서도 온몸을 바쳐 끌어안았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는 신기루처럼 언제나 내 품속에서 빠져나갔고, 나는 있는 힘껏 붙잡으려 했던 신기루가 빠져나간 방향의 길 위로 크게 넘어져 사흘 밤낮을 엉엉 울어댔습니다. 그렇게 울며 사흘을 보내고, 또 사흘이 더 흐르고, 마지막 사흘의 시간이 흘러가고 나서야 나는 꿈에서 깨어 내가 꿈속에서 넘어졌던 그 길 위로 나아가 보았습니다. 그 길 위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나는 사랑의 신의 잔상이 흘러간 방향을 꿈에서 깨어난 맑은 두 눈을 통해 천천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잔상이 흘러간 결은 내가 꾸었던 기나긴 꿈 속에서 내가 온몸을 다 바쳐 사랑할 수밖에 없을 만큼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어서,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랑 앞에서, 인간은 총체적으로 무력해지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지난밤 꿈에서처럼 온몸을 다 바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온 마음조차도 다 바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