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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원 Jan 21. 2024

다 사람이 하는 일

성공하고 싶다면 기억해 두어야 하는 말

사회초년병 시절이었다. 꽤 신뢰할만했던 회사 선배가 늘 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야"


뭔가 일이 꼬여 문제가 생기거나, 갈등이 발생하면 낙심하지 말고 이해 당사자를 만나 대화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상대방도 인정과 상식이 있는 사람이고, 그러니 대화를 하다 보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고, 아니면 최소한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선배의 철학이었다.   


인생을 살다 보니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말은 문제나 갈등을 해결하는 데만 적용되는 협소한 인생의 진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 혹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거의 모든 성공의 시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는 대개 숨은 조력자가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듯이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지 않는다. 최종적인 결과에 본인의 노력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운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대부분 운이란 어떤 사람과의 인연에서 비롯된다. 


살다 보면 나의 재능과 노력을 실제 이상으로 좋게 봐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뜻밖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이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고 그런 사람들과 만나려면 오히려 나를 힘들게 하거나, 나에게 무관심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대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 아주 우연찮게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작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  


영리한 사람들은 이런 인연을 만나기 위한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그래서 자녀들을 좋은 학군으로 보내려고 기를 쓰고 본인들도 능력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소위 인맥이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한다. 인맥은 쓸데없다는 말도 있지만, 세상 사람들이 많이 하는 행동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맥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말은 본인의 자격과 가치를 먼저 높이라는 말로 해석해야지, 정말로 넓고 다양한 사회적 관계가 불필요하다는 말로 받아들이면 큰 손해다. 


선배가 말했던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표현은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상대가 사람이라는 의미가 더 본질적이다. 만약 대화나 협상의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라면 어떻게 될까? 어떠한 예외나, 비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상대가 사람이기에 어떨 때는 논리보다 감정이 앞설 수 있고, 합리성보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근거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상대와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먼저 예단하고 포기하거나 또는 성급한 기대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한때 유명했던 나이키의 "Just Do it" 광고는 어떤 면에서 인생의 진리를 담고 있다. 광고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뭔가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그 일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미리, 혹은 완전하게 알 길은 없고 나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나의 의도대로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결과를 받아들이기 전에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나는 이런 사실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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