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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여자 혼자 중형견을 끌고다니면

내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by 쳄스오모니


서울에서 젊은 여자 혼자 중형견 이상을 끌고 다니면 갑자기 삶의 난이도가 확 올라간다. 밑도 끝도 없는 시비에 자주 걸리기 때문이다. 미친인간들이야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시비를 걸지만, 그 횟수와 강도가 많아지는건 부인하기 어렵다. (이걸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꽤 공감할걸?)


일단, 반려인으로서 자격도 없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목줄 풀고 다니고, 강아지가 남을 향해 짖고 공격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일부는 업보라고 볼 수 있으나 그건 그럼 해당 견주한데 뭐라하면 될일 아닌가? 왜 애먼 견주들한테 난리인지.





"젊은 X이 애 안낳고 개XX 끌고 다녀"


세상에 저출산을 걱정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애 낳아도 개 키우고, 개 키워도 애 낳습니다. 내가 미혼인지 기혼인지 불임인지 유산인지 다둥이맘인지 삼대 독자를 잉태했는지도 모를 인간들이 뭔 그리 남의 자궁에 관심이 많아서 그러는지. 예예 너같은 인간때문에 이런 세상에서 애를 못낳아요. 제발 낳고 싶은 마음 좀 들게해주세요



무서우니 입마개 하란다. 입마개 했더니 이젠 또 무섭단다.


입마개는 개가 크든 작든 공격성이 있으면 무조건 해야하는 거다. 리고 개물림 사고는 기본적으로 목줄이 풀려서 일어나는 것이지 개가 이빨이 있어서, 개가 커서가 아니다. 그래서 입마개는 5대맹견과 해당 믹스견만 의무대상으로 정했지만 목줄은 견종, 크기 상관없이 다 의무인거다.


그럼에도 길가는 모든 강아지들 쫓아다니면서 일일이 입마개하고 다니라고 난리치면 그정도 노력은 인정. 힘으로 법 개정을 줬으면. 법이 그렇다면 뭐 저도 싫어도 별 수 있나요. 따라야죠. 근데 그 논리면 우리도 언제 살인날지 모르니 칼, 드라이버, 송곳 모조리 관련 제품 생산 못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


줄은 늘 두개씩. 절대 풀리지 않고, 만에 하나가 풀리더라도 문제없도록. 그래서 사람들이 놀라지않도록.

개 충분히 무서워할 수 있지만 취향을 강요하는 건 다른 문제다. 최소한 나는 목줄과 하네스를 두개씩 하고 심지어 사람이 지나가면 근처에 가지도 않는다. 모든 개는 물 수 있으니까 풀리지 않고 아무도 다치지않게 잘 잡고 가르쳐야하는 겁니다.


그래서 피해안주고 사람 근처도 안가는데 쫓아와서 입마개하라고 욕하고 위협을 주면 그건 누가 문제일까?무서우니 쫓아오지 마세요. 저도 님 싫은데 꾹 참고 살잖아요.


훈련을 위해 입마개하던 시절. 하도 맹견이라고 사람들이 오해해 <주워먹는 버릇 있음> 이라고 적어둠.

입마개가 매너인가? 여하튼 나는 입마개를 이식증 훈련용으로도 많이 쓰고 다녔는데 막상 또 입마개를 하고 다녔더니 "입마개 해야할 맹견을 키운다", "동물학대다. 애 힘들다" 각종 또 폭격을 맞았다. 견주가 판단하에 했던 건데 강제로 학대니뭐니 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언젠 니들이 하라면서요.



나는 내가 무섭거나 싫으니 입마개를 하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것 =정상

나는 내가 무섭거나 싫으니 입마개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물었지만, 관련 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갈 길 가는 것 = 정상

나는 내가 무조건 맞고 그냥 저 인간과 저 개를 욕하고 싶으니 쫓아가서 시비를 거는 것 = 비정상

견주가 판단 하에 공격성 없을시에도 입마개 하는 것 / 안하는 것 = 정상

견주가 지 애는 안문다며 목줄 풀어놓고 공격성 있는데도 입마개 안하는 것= 비정상.



자, 다시. 입마개는 의무 견종이 따로 있으며 크기와 상관없이 필요할때는 해야한다.




여하튼, 나는 싸가지를 택했다


이래도 지× 저래도 지×. 1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수천명의 인간들의 개인 취향을 강요받고 내린 결론이다.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삼장법사 축지법 하듯 스르르 간다. 언제 112를 불러야할지 모르니 동물보호법을 외우고 다니고, 사람들이 정면으로 온다 싶으면 무조건 피한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다 한다. 일단 우리 애랑 산책하는 시간을 시비거는 인간한테 단 1초도 뺏기기 싫다.


99명에게 예쁨받지 않아도 괜찮다. 1명의 또라이로부터 우리 애를 지키는게 내 역할이니까. 복닥복닥, 지긋지긋한 도심라이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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