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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Oct 13. 2020

토마토

박동연


유아용 욕조로 만든 텃밭 베란다

이곳에 비둘기 몇 마리가

터전을 잡으려고 매일 날아온다


오지 못하게 쫓아내자

계속 날아와서 배설물로 괴롭힌다

문안 인사처럼 보이던 비둘기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곳에 심지도 않았는데

돋아난 새싹 다섯 포기

매일 같이 크는 모습을 보고 또 보고했다


신이 주신 선물일까

아침에 눈을 뜨면 너만 바라본다

물도 주고 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살아갈 이유 있음을

아주 작은 식물로부터 배운다


이게 웬일인가

잡초가 아니라 토마토 씨앗

내 인생도 잡초라고 살아왔는데

신은 나를 토마토 씨앗만큼이나

사랑하셨나 보다


어느덧 무성한 나무로 변하여

사십이 개의 붉은 열매

내 인생 붉은 저녁노을 길을

비둘기와 함께 날아가고 싶다




어머니는 한 평생을 종이에 담아 시를 지으시고,

며느리는 펜이 되어 조용히 옮겨 적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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