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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May 24. 2020

우리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기

엄마의 언어 스타일

나는 우리 아이에게 어떤 엄마일까요?

혹은 나는 우리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요?


오늘은 엄마인 '나'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자신의 영상이나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어? 이게 내 목소리야? 내가 저런 표정을 짓는구나.'라고 생각될 때 없으신가요?

저도 아이와의 추억을 하루하루 기억해 놓으려 아이의 영상을 많이 찍어두는 편입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항상 아이인지라 저의 얼굴이나 목소리는 아주 잠깐 스치듯 찍어두는 편인데, 가끔 영상을 보다 보면 유독 제 목소리와 얼굴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직업이 언어치료사인지라 얼마 보이지 않는 제 모습들에도 내가 아이와 잘 대화하고 있는지, 아이의 놀이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는지 혹은 아이의 요구를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무심코 살피게 됩니다.

그렇게 타인의 시점이 되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면, 생각지도 못한 제가 알지 못했던 저의 모습들을 마주하게 되는 낯선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의 언어를 되짚어 보기 전에, 먼저 엄마인 여러분의 언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아이마다 언어의 스타일 즉 억양이나 말투, 자주 사용하는 제스처, 표정들이 다르듯이 아이가 바라보는 시점에서 엄마의 언어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나는 어떤 말투로 어떤 표정과 제스처로, 어떤 언어 스타일을 가지고 아이에게 말을 건네고 있나요?



엄마가 아이의 언어치료사가 되기 전 알아야 할 엄마의 언어 스타일!!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엄마'  

  "저는 우리 아이가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어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적절한 타이밍에 환경을 조성해주어 아이를 도와주는 편이에요. 또, 아이에게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언어를 가르치고 자극을 줘요. 저는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요."
"저는 우리 아이를 세상에 혼자 내놓는 것이 너무 불안해요. 제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하나하나 도와줘야 안심이 돼요. 아이는 자꾸 자기 혼자 스스로 하고 싶다고 떼를 쓰며 국을 뒤엎고, 바지에 실수를 해요. 하지만 아이가 실수를 할 때마다 제가 해결해줘야 할 것 같아요."

: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엄마는 아이의 요구를 적절한 타이밍에 충족시켜 주고, 다양한 언어 자극으로 아이가 빠르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아이를 도와주고 간섭하는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게 되고, 아이는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상황이 해결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면서 말을 하게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무관심한 엄마'  

"저는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말을 시켜도 대답이 없고, 일방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에 지쳤어요.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게 전혀 즐겁지가 않아요. 우리 아이가 독립적인 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 간혹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아이와 상호작용하는데 큰 흥미가 없고 무관심한 엄마가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부모와 어떤 대화를 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요. 아이가 독립적인 성향의 아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부모의 무관심이나 지나친 방해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보며 자신감을 쌓고 자존감을 높입니다. 이때 부모는 적극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방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방해하지 않는다는 명목 하에 엄마가 아이의 옆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 눈과 손은 핸드폰으로 향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본인 스스로 아이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혼자 놀고 있다면, 아이가 하고 있는 일을 함께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아이의 관심을 끌어 상호작용하는 기회를 삼기도 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존중하며 방해하지 않아야 하지만, 또 어떤 상황에서는 가끔씩은 아이를 귀찮게 방해하기도 해야 합니다.
  
  
'재촉하는 엄마'

  "우리 아이는 무슨 일만 시켰다 하면, 아주 세월아 네월 알아요. 대답할 때도 똑같아요. 제가 무슨 질문을 하면 대답을 듣기까지 숨이 턱턱 막혀요.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가끔은 제 말이 이해가 잘 안 되는 건지, 아니면 귀에 문제가 있는 건지 의심이 될 정도예요."  

: 아이를 키우는 집의 하루 일상은 전쟁 통 아수라장과도 같아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이를 씻기고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기고 가방을 챙겨 집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의 과정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엄마는 아이에게 자꾸 재촉할 수밖에 없죠.
'얼른 밥 먹자, 빨리 와서 양말 신자.'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이는 엄마가 왜 그렇게 바쁜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시간이나 약속의 개념이 거의 없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그저 한없이 여유롭고 해맑죠. 밥 한입 입에 믈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동차를 굴리기도 하고, 양말은 한쪽만 신고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하나 가져와 읽어달라는 식이니까요. 왜 서둘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에게 엄마의 재촉은 부담이자 스트레스 일수밖에 없어요. 가뜩이나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는데 서툰 아이라면, 자신의 의도를 나타내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대신 '안 해, 싫어'와 같이 단답형으로 일관해 버리거나 귀를 닫고 회피해버리게 됩니다.
  
  
'친구 같은 엄마'
  
"저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 놀이를 하지 않아요. 그냥 아이의 수준으로 저를 낮추고 아이와 아주 즐겁게 놀아요. 오늘은 어떤 말을 가르칠까 가 아니라 오늘은 무슨 놀이를 하면서 놀까 가 저의 주된 고민이에요. 아이가 저와 함께 있는 시간이 편안하고 즐거워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으니까요."

: 아이에게 최고의 학습은 놀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시죠. 아이는 일상생활의 수많은 놀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언어 또한 놀이를 통해 발달하고 습득되는 도구라고 할 수 있어요. 부모는 아이의 친구가 되어 함께 역할놀이도 하고, 다양한 신체놀이를 통해 질 높고 우수한 많은 언어 자극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단, 엄마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학습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말이에요. 친구 같은 엄마는 아이에게 풍부한 언어를 제공해주는 언어 교사이자 놀이교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엄마의 언어스타일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내가 어떤 언어스타일로 아이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지를 알아야 아이의 언어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처음으로 언어를 경험하는 대상이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죠.

아이의 언어에 자양분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엄마의 언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언어로 아이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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