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촉감 액티비티 아이디어 및 활용방법
우리의 삶에 촉각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운전을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핸드폰을 사용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도 온몸으로 촉각을 사용한다.
만약 우리의 촉각에 문제가 있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특히, 아이들이 감각기능 중에 촉각의 발달이 지체된다면, 아이의 행동, 학습, 사회성 등 다양한 문제와 아주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다. 다음 아이들이 겪는 촉각의 문제를 보고, 혹시 당신의 아이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엠마는 촉감에 아주 민감한 아이이다. 엠마의 담임교사는 엠마의 흐트러진 머리를 단정하게 해 주기 위해 머리 빗질을 시도한다. 엠마는 기겁을 하며 ‘싫어요' 하며 저 멀리 도망가 버린다. 교사는 재차 엠마에게로 다가가 빗질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오늘도 엠마의 흐트러진 머리를 단정하게 하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오늘은 아침부터 또 다른 일이 생겨 말썽이다. 엠마는 아침 1교시가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새로 사주신 옷을 갑자기 벗어던져 버린다. 옆에 있던 보조교사가 엠마에게 다시 옷을 입힌다. 엠마는 옷의 붙어있는 태그 때문인지 몸을 비비 꼬며 불편해한다.
이 뿐만 아니라 지금 한참 여름이라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엠마에게 모자를 쓰게 하는 일 또한 보통 일이 아니다. 엠마는 모자 쓰는 게 답답한지 금방 모자를 벗어버린다. 이를 지켜보던 보조교사가 다시 엠마의 머리에 모자를 씌웠다 싶더니만 엠마는 곧바로 자기 머리에서 그 모자를 집어던져 버린다.
휴식시간이 되어 엠마는 같은 반 친구들과 놀이터로 간다. 존은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고 놀며, 앨리스는 두 손에 한가득 모래를 모아 모래성을 만든다. 하지만, 엠마는 놀이터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거린다. 엠마도 미끄럼틀 타는 것을 좋아하지만, 모래 위로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발이 멈칫거린다. 보조교사가 엠마가 미끄럼틀에 가는 것을 도와주려 엠마의 손을 잡아 주자 엠마는 모래에 발을 닿지 않으려고 보조교사의 발 위에 올라타서 겨우 미끄럼틀에 올라선다. 이 뿐만 아니라 엠마는 대체적으로 촉각 자극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생이다.
제이슨은 촉감에 아주 둔한 편이다. 같은 반 친구인 알렉스가 제이슨의 등을 툭툭 치며 건드려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때론 자신의 몸을 만지지만 알아채지 못할 때도 종종 있다. 그리고 교실 안에 있는 물체에 잘 부딪치곤 한다. 제이슨의 다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딪쳐 생긴 멍자국이 가득하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제이슨은 부딪치는 장애물의 느낌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편이다.
같은 반 친구 엠마와는 다르게 제이슨은 몸의 압박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힘차게 꼭 껴안아주는걸 아주 좋아한다. 힘껏 껴안아 주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보일 정도로 좋아한다. 제이슨은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수업시간을 좋아한다. 하지만, 제이슨이 글쓰기를 할 때 지나치게 힘을 주어 연필을 잡다 보니 제대로 글자를 쓰지 못해서 누구도 글자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제이슨은 교실이나 교실 밖에서도 맨발로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심지어 한여름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을 맨발로 걷는다 해도 별로 뜨거운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제이슨은 대체적으로 촉각 자극에 아주 둔감하게 반응하는 학생이다.
우리 몸의 촉각은 다른 모든 감각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피부에 있는 감각 수용기를 통해 감각정보 메시지를 뇌에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촉각을 통해 온도, 아픔/통증, 진동, 압박 등의 정보를 얻는다. 참고로, 우리의 몸의 부분에 따라 촉각 감각수용기의 수가 다르다. 특히, 우리의 얼굴이나 손은 등이나 다리 부분에 비해 비교적 감각수용기가 많아서 촉감 자극에 민감한 편이다.
촉감 메시지가 우리 뇌에 전달되면, 머리의 정수리 부분 밑에 있는 중심뒤이랑/중심이후라는 촉각을 담당하는 곳으로 전달된다. 이 감각기관에서 외부의 온도, 진동, 아픔/통증 및 압박에 대한 정보를 분석 또는 통합하여 운동반응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학생이 뜨거운 물이 담겨 있는 냄비를 손에 대었을 때 손에 느껴지는 뜨거운 촉감 정보를 뇌에서 분석 및 처리 과정을 통해 우리의 몸은 운동 반응을 통해 반사적으로 손을 뜨거운 냄비에서 바로 뗄 수 있다. 하지만, 감각처리, 분석 및 통합의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외부로부터 전해진 촉감 정보를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촉감 자극에 너무 더디게 반응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감각통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촉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형]
특정한 옷감 또는 옷의 태그에 민감한 사람
풀이나 모래의 촉감에 민감한 사람
머리 빗질이나 머리 깎는 것에 민감한 사람
손톱이나 발톱 깎는 것에 민감한 사람
모자 쓰는 것에 민감한 사람
손에 지저분한 것을 못 참는 사람
양치질 (칫솔)에 민감한 사람
특정한 음식의 질감에 민감한 사람
다른 사람이 만지거나 살짝 부딪쳤을 때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
[촉감에 둔하게 반응하는 유형]
물체나 사람과 부딪혀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
뜨거운 바닥 혹은 한겨울 추위의 온도를 느끼지 못하고 맨발로 걷는 사람
뜨거운 물건을 만져도 별 반응이 없는 사람
운동반응이 대체로 느린 사람
옷이 흐트러져 혹은 꼬여 있어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
상처나 멍자국이 어디에서 생겼는지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
엠마는 촉감 정보를 받을 때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형이다. 엠마가 머리 빗질, 새 옷의 옷감, 모자 쓰는 것, 모래의 촉감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엠마의 이러한 촉감 처리 정보를 바탕으로 엠마에게 맞는 촉감 다이어트 (Tactile sensory Diet) 프로그램을 만든다. 촉감에 민감한 엠마에게 처음부터 강한 촉감 액티비티를 주기보다는 직접 촉감 액티비티를 보여주면서 천천히 촉감 자극을 주면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손에 촉감을 주기 위한 손 페인팅 액티비티를 한다고 가정하면, 우선 학생에게 교사가 직접 자신의 손에 페인팅 액티비티를 보여준다. 그런 다음 학생과 함께 손 페인팅 액티비티를 진행한다. (학생이 손 페인팅을 만지는 것을 꺼린다면, 학생 손에 장갑을 끼고 액티비티를 진행한다). 어느 정도 이 액티비티에 익숙해지면, 학생의 장갑의 손가락 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페인팅 촉감을 경험하게 한다. 그러고 나서 점차적으로 오른손/왼손을 순서적으로 바꿔가며 액티비티를 진행한다. 마지막 단계로 양손으로 촉감 자극 활동을 진행한다. (참고로, 학생에 따라 촉감 자극 액티비티 횟수 및 진행 시간을 늘리거나 줄여줄 일 수 있다.)
엠마의 특정한 옷감의 민감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신축성이 좋고 타이트한 라이크라 재질의 옷감의 옷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엠마의 옷에 붙어있는 태그를 떼어 주어 엠마가 태그에 거슬리지 않도록 해준다. 엠마의 머리 빗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빗질을 하기 전에 엠마의 두피를 마사지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각적인 정보를 줄 수 있도록 거울 앞에서 엠마의 머리를 빗질을 한다. 이는 엠마에게 어느 부분의 빗질을 하는지에 대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샴푸나 컨디셔너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머리카락의 엉킴을 방지하도록 하며, 머리 빗은 부드러운 것보다는 딱딱한 편이 촉감에 민감한 사람에게 더 좋다.
제이슨은 엠마의 경우와는 다르게 촉감 정보를 받을 때 아주 둔감하게 반응하는 유형이다. 제이슨은 다른 사람 또는 사물에 부딪쳐도 잘 인지하지 못한다. 글쓰기 시간에 제이슨은 연필을 너무 힘을 주어 잡다 보니 제대로 된 글자를 쓰지 못한다. 또한, 교실 안팎을 아무렇지 않게 맨발로 걸어 다니며, 뜨겁거나 차가운 온도에 둔감한 유형이다. 제이슨의 이러한 촉감 처리 정보를 바탕으로 제이슨에게 맞는 촉감 다이어트 (Tactile sensory Diet) 프로그램을 만든다.
글쓰기와 관련된 문제는, 먼저 제이슨이 글쓰기를 하기 전에 손의 스트레칭과 손가락 운동을 하게 한다. 그리고 감각처리에 도움이 되는 전신운동, 제자리에서 달리기, 양팔 벌려 뛰기, 푸시업 등 대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하고 글쓰기를 진행한다. 또한, 제이슨은 다양한 종류의 종이 위에 글쓰기 연습을 함으로써 각기 다른 촉감 자극 정보를 경험하게 한다.
예를 들면, 티슈나 신문지, 또는 얇은 종이와 같은 찢어지기 쉬운 종이를 사용하여 글쓰기 연습을 한다. 이는 종이가 쉽게 찢어지는 경험을 함으로써 좀 더 느슨하게 연필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일반 종이 아래에 마우스패드, 샌드페이퍼 등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물체를 사용하여 손에 촉감을 자극하며, 글쓰기를 할 때 연필 잡는 손의 힘 조절을 배울 수 있다.
그 외에 다양한 촉각에 자극 줄 수 있는 액티비티는 다음과 같다.
모래놀이 (면도 젤/면도거품을 사용하여,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다.)
워터 비즈를 사용하여 다양한 촉감 액티비티 활동 (촉감에 아주 민감한 사람은 플라스틱 팩 안에 워터 비즈를 사용하여 액티비티를 진행한다.)
플레이도우를 이용하여 다양한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다.
페인트 놀이-다양한 도구 (스펀지, 붓, 롤러, 공, 먼지 떨이개 등)을 사용하여 큰 종이에 페인팅 놀이를 한다. (손과 발에 페인트를 바르고 종이에 찍는 액티비티도 촉감 자극을 주는 좋은 활동이다.)
면도 젤/면도거품 놀이-큰 그릇에 면도거품을 넣고 다양한 색의 페인트를 섞어준다.
스파게티면을 사용한 놀이 (다양한 색깔 식용색소를 사용할 수 있다.)
풍선에 다양한 종류의 곡물 (쌀, 보리, 콩 등) 혹은 밀가루를 넣어 촉감 자극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