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와 아내는 사소한 일로 다툰 적이 있다. 어느 싸움이나 다 그렇듯 작은 오해에서 비롯되어 사소한 시비를 따지면서 다툼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오래가지 않아 서로 한발 물러나면서 크게 다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화해할 수 있었다. 우리의 부부싸움은 대체로 그런 식이다. 때로는 작은 불씨가 크게 번져 활활 타오를 때도 있지만 이처럼 대개는 금방 진화가 된다.
어떻게 하면 작은 다툼이 큰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우리도 처음에는 이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아무리 좋은 사이라 해도 맨날 웃고 맨날 껴안고 살 수는 없다. 우리는 조금씩 다르니까. 그것을 인정하는 태도부터가화해의 시작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참아내는 것, 단순히 참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참음. 인내심이랄까.
요즘은 마냥 참는 게 미덕은 아니라고 하지만 같이 사는 사이에서는 한 템포 쉬어가는 참을성은 매우 중요하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싸움은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서로가 내 말이 맞다고 소리치고 네 말이 틀리다고 외친다면, 작았던 눈덩이가 거대해지는 건 시간문제다.
우리는 링 위에 선 파이터들이 아니므로못 참고 잽을 날려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순간의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욱해버린다면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확실한 잘못이 아닌 이상한발 물러서서 문제를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와 아내는 그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부부는 매일을 같이 부대끼며 사는 사이며 좋건 싫건 매일 봐야 하는 얼굴이다. 5분을 참지 못해 나머지 24시간을 씩씩댄다는 건 대단히 큰 감정 소모이지 않을까.
우리는 오늘 하루도 즐겁게 살기 위해 가끔 심호흡을 한다. 그러고 나서 한발 물러서서 보면 서로를 대하는 시선은 달라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