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의 껍질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준다. 그와 동시에 껍질은 깨고 나가야할 대상이기도 하다.
랍스터는 이론적으로 영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랍스터는 흥미로운 주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랍스터는 실제로 영원히 살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랍스터는 주로 다른 동물에게 잡아먹히거나 혹은 자신을 보호해주는 껍질에 몸이 끼어 죽는다고 한다. 몸집이 계속 성장하므로 적절한 시기에 탈피해야 더 강하고 두꺼운 껍질을 가질수있지만, 반대로 스스로가 껍질을 깨지 못하면 껍질에 끼어 죽는것이다. 껍질은 랍스터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랍스터가 목숨을 잃는 이유이기도 하다. 랍스터는 살면서 껍질을 계속 깨고 나아가게 된다. 그러나 껍질이 두꺼워지면 두꺼워 질수록 그 껍질을 스스로 깨는 자신에게도 높은 수준의 에너지가 요구된다. 그리고 최후에는 자신의 껍질을 깨지 못하고 갖혀 죽는다고 한다.
랍스터가 가장 약할 때는 껍질을 깬 후와 새로운 껍질이 생기기 전 사이 기간이라고 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를 지켜주는 껍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껍질을 깨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흔히 그 껍질을 전문성 혹은 전공, 전문분야와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자신의 껍질 안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껍질 속에서 안락하게 지내고 싶거나, 껍질에 갖혀 죽거나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껍질이 깨지게 되면 죽게 된다. 랍스터는 스스로 껍질을 깬다. 본인이 위험에 지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껍질을 깸으로써 더 단단한 새로운 껍질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A라는 분야를 열심히 연마한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은 A를 계속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살면서 진지하게 해본 일이 A밖에 없다면,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한 일 중에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A라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 같다. 그렇게 스스로를 지켜줄 껍질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껍질이 하나도 없는 경우와 비교한다면 A를 열심히 수련해서 만든 그 껍질이 스스로를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하나의 껍질이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해 안주해버린다면 스스로 그 껍질에 갖힌 신세가 된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물이 나를 보호해줄 껍질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나를 보호해준다고 생각한 것이 나를 죽이게 될수도 있다. 그렇기에 탈피를 해야한다. 나를 보호해주는 껍질 밖으로 나가서 온 몸으로 그 고통을 느껴야한다. 그래야 이전보다 더 단단한 껍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