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원피스 흰수염 해적단으로 알아보는 조직 리더십
만화 원피스를 보면 흰수염 해적단이라는 조직이 나온다. 이 해적단은 1번대대 부터 16번대대까지 있을만큼 거대한 조직이다. 그 중 1번대대의 장을 맡고있는 1번대대장 마르코의 존재감은 흰수염 해적단의 상장과도 같다. 사실 원피스 뿐만 아니라 다른 만화에서도 1번대대장 캐릭터는 상징적 역할을 맡는다. 이는 조직, 계층구조, 팀을 묘사할때 1번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이다. 1번대라는 숫자는 조직의 중심을 상징하며 1번대대장은 대체로 해당 조직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들은 흔들림없는 리더십과 도덕적 기준을 보여주며, 위기의 상황에서는 조직원들에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1번대대장은 선장 흰수염과 조직원들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조직내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흰수염 해적단 1번대대장 마르코의 경우도 조직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존재이자 강한 전투 능력을 보여준다. 단순히 물리적 강함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이는 전체 조직의 질서를 상징한다. 실제로 작중에서 흰수염이 사망한 후에도 마르코가 해적단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1번대대장은 서포트 리더로, 선장을 직접적으로 보좌하고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다. 전투에서 선두에 서거나 선장의 명령을 조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한다. 마르코는 흰수염이 없을때 흰수염의 의도를 가장 잘 이해하고 행동하는 인물로 묘사되며, 그의 명령을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1번대대장은 조직의 중심축으로 조직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때문에 1번대대장은 조직내에서 최고의 신뢰를 받는 인물이고 조직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조직 내부의 조화와 실행력이 중요하다. 선장이 최종 결정을 한다면 1번대대장은 선장의 명령을 실현하며 주어진 업무에 책임을 진다.
현실에서도 1번대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규모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멤버를 어떻게 선발하느냐가 조직의 성장과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중에 1번대대장과 같은 핵심 리더로 성장할 사람은 초기 멤버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그들이 조직의 초기 시절부터 함께 신뢰를 쌓고, 조직 문화와 목표를 깊이있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태도 가치관, 업무 스타일은 조직 문화에 영향을 크게 미치며 이후 구성원들에게도 전파된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1번대대장으로 적합할까? 우선 책임감이 강해야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조직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처럼 생각하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그렇다.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조직의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무조건 선장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1번대대장은 팀워크와 조율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 동료들과 원활히 소통하며 갈등을 해결하고, 모두를 하나로 묶는 데 능숙한 사람이어야한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장과의 강한 신뢰 관계가 필수적이다. 선장의 비전과 가치관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앞장서는 사람. 마지막으로 실무 능력이 뛰어나서 성과를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작은 조직일수록 채용 면접이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다. 초기 멤버를 선발할 때는 무엇을 고려해야할까. 우선 가치관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한다. 초기 멤버는 조직의 철학에 깊이 공감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초기 멤버를 뽑을때는 현재 능력 뿐 만 아니라 성장 가능성, 잠재력을 고려해야한다. 또한 작은 조직에서는 멤버들이 한 가지 역할만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과 다재다능함이 1번대대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끝으로 위기 상황에서 이 사람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는지 관찰해야한다.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은 면접에서는 알기 어렵고 채용 후 에 지속적으로 관찰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흰수염 해적단처럼 존재감 넘치는 1번대대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코드기어스라는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1번대대장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희미하다. 코드기어스의 주인공 루루슈도 흑의 기사단이라는 조직을 운영하는데, 이 조직에서 1번대대장에 가까운 인물은 카렌이라는 캐릭터이다. 루루슈는 그녀를 1번대대장이 아닌 0번대대장으로 임명하는데 0번대대장은 0번대를 이끄는 리더보다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루루슈의 호위무사에 가깝다. 카렌은 뛰어난 전투력(실무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직 전체를 이끄는 리더로서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그녀는 열정적이고 강하지만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있고, 조직을 조율하고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리더 역할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따라서 루루슈는 그녀를 리더보다는 개인적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로 배치했다.
코드기어스를 보면 분명 1번대대장이 존재하는데, 존재감이 상당히 희미하다. 1번대대장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거나 부각되지 않는다. 이는 원피스 흰수염해적단과 달리 흑의 기사단은 1번대대장에게 역할을 나눠주는 조직 구조가 아닌 선장인 루루슈 본인에게 집중되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루루슈는 모든 결정과 전략을 스스로 주도함에 따라 조직 전체게 루루슈의 전략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조직 내부의 자율성은 부족해진다.
흑의 기사단에서 1번대대장이 부각되지 않은 이유는 1번대대장은 선장과의 강한 신뢰관계가 필수적인데, 작중에서 루루슈는 자신의 정체를 대부분의 조직원들에게 숨긴다. 따라서 애초에 루루슈와 팀원들 사이의 완전한 신뢰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결과적으로 흑의 기사단에는 루루슈와 팀원들 사이에서 조율해줄 1번대대장 역할의 중간 리더 부재로 약점을 드러낸다. 작중에서 루루슈가 자리를 이탈했을때 흑의 기사단은 방향성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슈나이젤은 이 점을 노려 흑의 기사단이 루루슈를 배신하게끔 만든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축구계에서 메시와 호날두를 비교해보면 1번대대장의 역할을 알 수 있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는 데파울, 디마리아 등과 같은 훌륭한 대장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 중에서 누가 1번대대장이냐고 하면 나는 데파울을 꼽고 싶다. 메시는 조용하면서 실력으로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주는데, 데파울이 1번대대장 역할을 하면서 모든 팀원들이 하나로 결속되는 현상을 보여주었고 이는 월드컵 우승으로 이어진다. 예전에 메시는 월드컵 준우승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멤버로만 보면 이구아인, 테베즈, 아구에로 등과 같이 월드컵 우승 멤버보다 네임밸류가 뛰어났다. 그러나 그 당시 아르헨티나 팀은 원팀 보다는 선장이 여러명인 느낌이 강했다. 선장이 여러 명이니 결속력이 약했고, 이로 인해 아쉬운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호날두의 리더십은 메시와는 다르다. 호날두는 강한 카리스마로 자기중심적인 리더십을 발휘한다. 팀이 호날두의 퍼포먼스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팀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부여되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된다. 쉽게 말하면 1번대대장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는 것이다. 호날두가 아무리 뛰어나도 축구는 팀스포츠라서 팀원들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한데, 1번대대장이 없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호날두의 부담은 너무나 컸고 중요한 순간, 조직의 위기의 순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만화건, 축구건, 스타트업이던 1번대대장의 중요성은 어떤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리더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조직의 성공은 팀 전체의 결속과 협력에 달려있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1번대대장의 역할이 핵심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