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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초 May 19. 2021

배움의 희열을 느끼기까지

팟캐스트로 공부 왜 안 해?

한 번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이니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더욱 흥미진진 해졌다. 즐기기 시작했다.

연합 토론 대회 우승이라는 과분한 희열을 느끼니까 영어(국어) 시간, 반 친구들 앞에서 책에 대한 내 생각을 발표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말도 없고 질문도 안 하고 존재감 없던 교실 구석 교환 학생의 여유로운 발표에 다들 놀란 분위기였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에게 박혀있던 인상과 편견을 확실히 깨뜨리는 희열을 즐기기 시작했다. 잘 모르고 낯선 것들도 'Why not?' 하고 거침없이 달려들면서.


난 나만의 성취를 혼자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나조차도 할 수 있었다는, 그래서 '야,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나누고 싶었다. "나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이 안돼서...", "내가 저걸 한다고? 나는 절대 못해."라는 생각을 붙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이럴 거야' 같은 생각들에 삶을 맡겨버리는 대신, 직접 부딪혀서 물어보고 배우며 나에게 맞는지 실제로 확인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생각보다 별 거 아닐 수 있으니까. 


영어가 그랬다. 내가 생각했던 영어와 또 다른 영어를 현지에서 접하고는 겁부터 먹고 작아졌다. 그런데,  '영어'라는 옷을 계속해서 입어 버릇 하니, 옷이 내 몸에 맞기 시작했다. 진짜 나를 보여주고 표현하게 되기까지 소소한 방법들을 함께 공유해본다 : ) 


1. (진부하지만 꼭 필요한...) 정확한 목표 세우기. 


우선, 내가 왜 이 영어라는 것을 잘하고 싶은지에 대한 정확한 목표가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 다른 나라의 말로 내 생각이 전달되고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문제가 없게 만드는 게 나의 ultimate goal 이였다. 귀찮아도, 하기 싫어도, 단어들과 표현들을 신나게 외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미루지 않았던 건 하루빨리 내가 직접 써먹고 싶어서였다.


2. (제일 중요한 ) 내가 좋아하는 것에 영어를 대입해보기.


써먹고 싶은 곳이 생겼다면, 이제 주변 환경을 모두 영어로 바꾸자. 나는 내 마인드셋을 '영어를 쓰는 나라에 사는 틴에이저'로 완전히 바꿨다. 하이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려고 했다는 게 좀 더 가까운 표현일 것 같다 ^,,^* 


Podcasts

나는 좋아하는 관심사가 무척 많은데 그중 몇 가지를 말해보자면, 브랜딩, 비즈니스, 문화, 디자인이다. 관련 업계 소식과 트렌드를 영어로 찾아다니다 보니 모노클이라는 잡지를 알게 되었다. 모노클은 국제정치·비즈니스·디자인 등을 다루는 영국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다. 다시 말하면, 나의 관심사를 모두 영어로 담고 있는 잡지였던 것이다. 주로 읽는 거라곤, 에세이와 잡지였는데 글로벌 기업의 CEO들과 오피니언 리더 등이 선호하는 '트렌드세터 잡지'라니 안 읽고 그냥 잘 수 없을 정도로 반가웠다. 밀라노, 파리, 방콕, 보고타 등 세계 30여 국에 리포터들이 있고 뉴욕, 도쿄, 홍콩, 취리히, 토론토, LA에 지국을 두고 콘텐츠를 발행하는 잡지라 읽고 있으면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하는 기분 또한 사랑했다. 그런데, 이 완벽한 잡지를 팟캐스트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미국 영어만을 배워왔기에 영국 발음을 몰래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몽땅 담은 영국 팟캐스트라니! 나는 당장 폰에 팟캐스트 앱을 깔아 각 카테고리 별로 나눠진 모노클 '쇼'들을 다 구독하기 시작했다. Monocle on Culture, Monocle on Design, The Monocle Weekly와 The Monocle Daily... 이것도 모자라 디자인이나 비즈니스 관련 영화들까지 소개하는 Monocle on Films - Design / Business까지 구독해 하루 종일 모노클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듣고 있는 팟캐스트다. 


https://podcasts.apple.com/kr/podcast/monocle-24-monocle-on-design/id474762601?l=en

앱을 깔지 않아도 모노클 홈페이지에서 바로 들을 수 있다.


모노클 이외에도 내가 자주 들었던 팟캐스트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팟캐스트 내 검색창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그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나 많이 사용하는 용어들, 브랜드 속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Business:
Digital Marketing Daily by Google

How I Built This

TED Business

The Mckinsey Podcast


Fashion:

The Business of Fashion

The Future of Fashion by Vogue

Girlboss Radio


Design:

IDEO Futures

Design & Architecture

Design Notes by Google



팟캐스트 상에서는 어른이라고 어린이 돈가스를 먹지 말라는 법이 없다! 너무 안 들린다면 키즈 코너를 둘러보는 것도 강력 추천한다. '어른용 팟캐스트'를 듣다가 키즈 팟캐스트 내용을 조금씩 알아듣고 있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울 거다. 내겐 그 순간이 배움의 희열을 느꼈던 작고 소중한 순간이었다ㅎㅎ 

어릴 때 좋아했던 엘모와 쿠키 몬스터가 나오는 Sesame Street Podcast 혹은 Story time with Josh & Blue로 웜업을 하기도 했다. 정말 영어를 배우기를 위한, 영어에 의한 팟캐스트를 처방해줄 수도 있다. 

All Ears English Podcast

ESL Podcast

IELTS English Podcast  (팟캐스로 공인 인증 시험을 틈틈이 준비할 수도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팟캐스트는 현지인들의 대화를 원 없이 들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채널이 아닐까 싶다. 등하굣길에, 자기 전, 공부를 할 때도 그냥 틀어놨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도 듣다 보면 너무 듣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만큼 그 주제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말을 하기 위해서 어떤 표현을 썼는지, '오호,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내 것으로 소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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