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인보드 및 브랜딩의 현지화
캄보디아에서 비지니스를 하다보니 현지인의 생각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선호하는 컬러에 있어서도 현지인의 국민성이 잘 드러난다. 캄보디아들인은 작열하는 태양만큼 강렬하고 vivid한 컬러를 선호한다. 현지인 결혼식에 참석하면 사실 어느 분이 신부인지 구분이 힘들다. 신부가 돋보이게 하기 위해 하객들은 무채색 의상을 입는 우리의 관습과는 대조적이다. 즉, 현지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에 맞춰 옷을 입는다. 솔직한 자아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과시욕일 수도...
미국팬톤 연구소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컬러는 파란색, 초록색, 보라색, 남색, 검정색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통의상의 컬러도 화려하다.
하지만 캄보디아에 여러해 살면서 어느날 갑자기 우리나라 사람과 현지인들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선호하는 컬러와 주사용 컬러가 다르다. 우리는 주변시선을 많이 의식한다. 자아를 드러내는 것을 우리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문화다. 파란색과 초록색을 좋아하지만 같은 색상으로 차려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힌색도 부담스럽다. 검은색, 회색, 베이지색 등이 주를 이룬다. 등산복은 다소 예외이긴 하지만...요즈음은 이 등산복 마저도 사양추세이긴 하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다르다. 자신의 개성의 표현이 솔직담백하다. Blue, Pink, Purple 등 원색의 의상들을 거침없이 즐겨 입는다. 이런 문화는 그들의 구리빛 건강한 피부색에서 기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는 현지 회사의 로고, 사인보드 등 브랜딩에도 잘 드러난다. 그들은 단독건물에 외관 전체를 두세가지의 눈부신 컬러로 Wrapping한다. 현지 은행 중 ABA은행은 그래도 소박한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 진출한 은행들의 브랜딩은 다소 점잖은 편이다. Corporate Identity Color를 무채색과 함께 적용한 PPCBank의 Branding은 그래서 더욱 세련되다. 최근 신한은행의 모니봉지점에 적용된 새로운 아이덴티티는 현지인의 감성에 맞도록 현지화된 느낌이다. 현지화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부끄럽지만 우리회사의 브랜딩에 대해서도 조금 얘기해 보고자 한다. 회사 로고의 모티브는 현지 전통 물축제때 열심히 노를 젖는 현지인의 모습이다. 한방향으로 열정적으로 나아가자는 회사의 철학이 담겨있다. 주된 컬러는 티파니 블루 (Tiffany 브랜드컬러를 벤치마킹했다)이며 보조 컬러로 핑크와 네이비블루를 적용했다.
지점 사인보드도 회사의 컬러 아이덴티티를 적극 활용했고, 현지인들이 선호하고 눈에 걸릴 수 있도록 비교적 단조로운 컬러 조합을 시도했다. 물론 내 개인적 취향보다는 현지인의 의견을 십분 반영했다.
프놈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