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원님!

[병원 에피소드 #5]

by 이청목

2024년 11월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메시지가 왔다.




[국민건강보험 공단 건강검진 안내]

올해 국가건강검진 실시기간이

*49일* 남았습니다.


현재 검진 대상자가 집중되어 예약 및

검진이 어려울 수 있으니 지금 바로!

검진 기관에 예약하셔서

검진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건강검진 날짜가 49일밖에 안 남았다는

메시지였다.


자영업자에게는 평일 시간을 비우는 건

부담스럽다.


상담이 갑자기 생길 수도 있고,

손님이 예약 없이 오시기도 한다.


그렇게

'건강검진은 시간 날 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또 한 달을 보냈다.


24년 12월 이상하게도

49일밖에 안 남았다는 메시지의 글이

계속 떠 올랐다.


이제 12월이니 20일도 남지 않았다.


날짜를 생각하니 홈쇼핑 마감 세일처럼

조급해진 나는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병원은 이미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나는 다행히도

딱 한자리 남은 12월 27일 날 예약을 했다.





27일 건강검진 당일이 되었다.


센터에 출근했다가 차를 세워놓고

병원을 향해 걸어갔다.


위와 장 내시경도 같이 신청해서

밤새 화장실을 다녀와서인지

오랜만에 몸은 가벼웠다.


병원 도착 후에 옷을 갈아입고

여러 가지 검사를 먼저 진행했다.


그리고

마지막 검사인 내시경검사를 위해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간호사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갔다.


어라, 우리 센터 회원님이셨다.


직업병처럼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회원님”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굳이 내리고 웃으며 말했다.


"저 필라테스 센터 실장이에요."


“아! 네 안녕하세요.”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고는

일을 하러 가셨다.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에 걱정이 되었다.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아는 체를 해서

기분이 상하셨나?'


그때였다.


회원 간호사님은 내 쪽으로 걸어오시더니

“실장님 이거 검사 끝나고 드세요.”

웃으며 나에게 비타 500을 건넸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감사함의 마음이 교차하며


회원 간호사님의 이동 경로를 보고는

바로 도망을 가고 싶은 심정이 생겼다.


어? 어! 왜 저기로 들어가시지?

이런 맙소사,

내시경실 이라니... 으악!~


위, 장을 위한 검사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회원 간호사님이 내 엉덩이를

본다는 생각을 하니


민망함에 붉어지는 얼굴이

마스크 밖으로 드러날 것만 같았다.


몰라보는 나를

친절하게 마스크를 내리고

내가 누구인지,

내 소개까지 한 나의 행동을 후회했다.


“이청목 님”


내 차례가 되었다.


터벅터벅 검사실로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눕고 피곤한 척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감고 간호사님의 지시대로 따랐다.


“옆으로 누우셔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겨 주세요”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하...


눈을 감고 있는데 그분이 보이는 듯했다.


숫자를 세어 보라는 간호사님의

지시에 숫자 세어 본다.


하나, 둘, 셋, 넷,...




눈이 떠졌다.


원장님이 웃으며

“끝났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간호사님들도 웃으며

회복실에서 조금 더 누워 있으라고 한다.


'왜 웃는 거지?'


그분들의 웃음소리가

왠지 친절이 아닌 것 같았다.


민망함에 회복이고 나발이고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다.


“청목님 옷 갈아입고

내시경 결과 보고 가세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원장실로 들어갔다.


“장은 이상 없이 깨끗한데

위에 궤양이 세 군데나 있어요”


술, 담배도 안 하는데

위궤양이 생긴 건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그동안 아픈 적 한번 없고,

감기도 잘 안 걸렸고,

위가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는데


위궤양이라는 말에

약을 3개월 동안이나 먹어야 한다는 말에

갑자기 온몸이 아픈 것 같았다.



병원을 나오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회원님이 센터에 오시면

어떻게 얼굴 보고 인사하지 라는 생각과

그 회원님을 볼 때면 민망함 생길 것 같았다.


위궤양 정도는

남에게 엉덩이를 보이게 된 민망함을

이길 수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픈 곳을 알게 되고 치료하게 되었으니


민망하지만, 안 민망한 척.

다행이라는 혼자만의 합리화를

내 머릿속에 세뇌시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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