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게 아니라 느끼게 하는 것

사랑은 어렵다.

by 이청목

오랜만에 쉬는 토요일

채널을 아무리 돌려봐도

내 마음에 쏙 드는 프로그램이 없다.


이번 참에 못 봤던 드라마나

실컷 봐야겠다는 야무진 다짐으로

OTT를 눌렀다.


한눈에 봐도 정리가 잘 되어있는 프로그램들.


텔레비전 시청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드라마, 영화, 예능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보고 싶은 걸 마음대로 볼 수 있다.


나의 무료함에 맞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가 있게 해 준

지금 세상에 감사하다.


내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유쾌하면서도

시원한 액션이 있고 복수를 해 나가는

군검사 도베르만 드라마를 선택했다.


역시 마음에 쏙 드는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볼 땐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다.




오연수 씨의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맡은 악역이었지만

얼마나 섬세하고 강렬한 배우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연기한 노화영은

군사 엘리트이자 정치적 야망을 지닌 인물로,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사람의 목숨조차 서슴없이 빼앗는

냉혹한 인물이다.


그런 그녀의 선택은

아들 노태남에게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랑보다는 통제와 기대 속에 자란 아들은

나의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그 결핍으로 인한 분노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그러나 끝내 노태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깨닫고,

자기 잘못을 죽음으로 뉘우치려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내가 상대방에게

내 방식대로 사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상대방에게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것일까?


먼저 내 방식대로 사랑한다면

부모와 자식의 사랑이라면

드라마 속 노화영과 노태남과의 관계일 수 있고


최지우 박용우 주연의 영화 올가미와 같은

모성의 과잉 집착이 불러와

며느리와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스릴러영화 같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다.


남녀 이성적 관계라면

지금도 뉴스에 나오는

영화 미저리와 같은

일방적인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이라고 생각된다.


내 방식대로 사랑을 주고

상대방도 내가 주는 대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편한 방법으로 사랑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사랑은 정말 하찮은 것,

누구나 쉽게 말하고, 쉽게 소비하는 감정으로

싸구려 감정으로 전락할 것이다.


뉴스엔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한 범죄로

한 시간 동안 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사랑은 쓸모없는 것이 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랑은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된다.


사랑을 주는 사람만 있어서도 안 되고

받는 사람만 있어서도 안 된다.


사랑은 주는 사람도 행복해야 하고

받는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


사랑은 서로 주고받고

서로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랑은 어렵다.


무엇을 주든

내가 아닌 타인에게 맞춰 줘야 한다.


난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싫어할 수 있고.


반대로


난 싫은데,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어렵고,

어려운 것이 사랑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런 사랑에 사람들은 목말라한다.


사랑은

행복할 수 있고, 행복을 줄 수 있다.


어렵지만 하고 싶고,

힘들지만 사랑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그 사랑이 꼭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닐지라도


부모, 형제, 친구, 지인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렵지만 필요한 것이 사랑이 아닌가?


잠시 텔레비전을 끄고 생각에 잠겨 본다.


오늘도 나를 사랑해 주는 그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아할까?


그들을 위해, 그 사랑을

다시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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