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걷기의 시작, 그 이유
그 바람, 그 시원함,
훨훨 나는 것 같은 붕 뜬 기분.
뭐든 잘 될 것 같은
긍정이 내 안에 마구 솟아났다.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맞고 나면
머리가 가볍고 단순해졌는데,
그날은 그렇지가 않았다.
출렁출렁. 내 안의 파도가.
마음이 계속 일렁였다.
괜찮아. 내가 널 달래줄게. 내가 널 잘 안아줄게. 우리 둘이 잘해보자.
아무려면 어때, 걸을 수 있는데. 걸으면 돼.
난 걸을 수 있으면 돼. 난,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게 지낸다. 그리고 나는 걷는다.
그냥 걷는다. 매일 걷는다.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걸으려고.
몸이 아픈 건 괜찮은데 마음이 흐려지는 건
견딜 수가 없다.
햇볕을 충분히 내려받으며, 근사한 기분으로 바람을 받아들이고, 음악소리를 키워
오래오래 걷는 일이 나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