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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유 Sep 21. 2022

흔하고 뻔한 평범한 이야기

내겐 오늘이 중요하다.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던 어느 날이었다.


지인이 회사 앞에 찾아와 반갑게 식사를 하는데, 그가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말했다. 달갑지 않아 하자 그가 답답하다는 듯 나무랐다.


"야, 돈 벌어야지.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 다음에 호강시켜드려야지"


"아니, 오빠. 나는 괜찮아. 돈 많으면 좋지.
 근데 나는 다음은 없다고 생각해.

나중에 우리 엄마, 목소리 한번 더 듣고 싶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금 얼굴 마주 보고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거 먹고,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열심히 살다가 알토란처럼 쌓여서
좋은 기회가 되면 그때 더 좋은 거 더 잘해 드리면 되고, 근데 다음에 성공해서 더 좋은 거?
...난 그건 모르겠어."


난, 오늘이 중요하다.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껏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러다 '내일로 미루지 말자,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지, 오늘 하자'라는 생각이 들면  소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걷게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몸이 어느새 가벼워진다. 미뤄뒀다면, 이 좋은 가을볕을 못 느꼈겠구나,

이 바람을 놓쳤겠구나. 오늘이 참 좋다.


그렇지! , 오늘이 중요하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살고 싶다.  흥청망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기약 없는 내일은 정말 기약이 없을 수도 있다.


'내일'은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보장된 시간이 아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은.


"엄마, 다음에 효도할게."

"여보, 돈 벌면 맛있는 거 사줄게."

"야, 우리 열심히 살다 성공해서 만나자."

"다음에 좋은데 여행 한번 가자."


다음은, 다음이다. 지금처럼 '주어진' 것이 아니다. 내일은 다음번에는 '부재'일 수도 있는 시간이다.

어제의 내일이었을 '오늘'은 당연하지 않은 시간이라 랑하는 이와, 소중한 이와 함께하는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 소중한 시간, 아까운 시간이다.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가급적 시간을 가치있게 쓰고 싶다.


소확행이란 말이 있다. 흔하고 뻔한 얘기지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오늘이란 시간에 감사하기 위해 우리는 소확행을 찾아야 한다.

값비싼 레스토랑을 가는 것도 좋지만,

호떡이나 팥빙수처럼 순간 간절한 소소한 것을 나눠 먹으며 순간의 행복을 느끼고,


언젠가 '목소리 한번 더 듣고 싶다'라고 여길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오늘 한번 더 목소리를 듣고

별일 아닌 안부를 물으며 살고 싶다.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것이 다르기에 옳고 그른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그렇다.


당연한 순간은 없다.  

당연한 시간은 없다.

당연한 사랑도 없고,

당연한 하루도 없다.


당연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순간을 값지게 감사히 여기며 오늘 지금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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