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동안 3명의 사람을 만나 3번 마음이 통했다
2박 3일간의 짧은 외출 혹은 여행이 끝났다.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는 떨어진 약을 처방받는단 명분을 댔지만, 실은 탈출에 대한 충동으로 인한 일탈에 가까웠다.
3일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걸 했다. 한동안 못 갔던 병원을 다녀왔고, 전보다 조금 늘어난 약봉투를 받아왔으며, 비워두었던 집에 들러 환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내게 무엇이 남아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3명의 사람들과 나눈 마음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지금 내 안에는 3번의 만남을 채웠던 수많은 고민, 공감, 위로, 애정이 남아있다.
나는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똑같은 취미를 가지고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존재하듯이, 서로 다른 걸 좋아하고 전혀 다른 꿈을 갖고 있어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마음을 소리로 옮겨놓은 것이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나는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3일동안 만났던 친구들은 나와 마음이 통하고, 인생의 일부분이 닿아있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헤어짐이 아쉬워 여러 차례 지하철을 떠나보내고 돌아가는 날짜를 미루고 싶을 만큼 충만하고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는 동안 내 마음은 그들에게 가 닿았고, 내 안에는 그들의 마음이 새로이 자리를 잡았다.
참 오랜만에 이런 시간을 가졌다. 얕은 마음부터 저 밑바닥에 있던 마음까지, '내가 이 말을 해도 되는 걸까.'라는 망설임없이 내 마음을 소리내어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말이 되어 세상밖으로 나간 마음의 공백은 친구들이 소리내어 말해준 마음들로 채웠다.
앞으로 한동안은 3일간의 대화를 통해 얻은 마음들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친구들이 애써 말한 마음들이 공중에 흩어지지 않도록, 글로써 어딘가에 기록될 수 있도록, 그럼으로써 또 다른 누군가를 채워주는 마음이 될 수 있도록.
무려 4년 전에 썼던 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