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례온 Aug 19. 2022

동경

나를 숨쉬게 하는 바람

동경이라는 마음을 동경한다. 동경은 쉽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동경은 일종의 질투이자 열등감, 부러움이자 결핍이다. 수많은 결심의 원동력이었다가 때로는 욕심을 부리게도 하는. 감정의 출발지이자 도착지. 이상향의 처음이고 마지막이다. 찰나에 머물지 않고 아주 짙은 여운을 남기는 지속적인 애정. 다가갈 수 없다는 두려움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용기가 공존하는 모순된 상태. 어찌 됐든 그 대상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할 수 없다는 마음만큼은 선명해지는 감각. 그것이 바로 내가 동경하는 마음이다.


'저 사람은 나와 다른 삶을 살았겠지?'라는 거리감은, 곧 지금까지의 세계와의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그것은 곧 이곳을 벗어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당신과 내 삶의 간극을 이해받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소망을 품게 한다. 말도 안 되는 바람인 건 알지만, 그래도 그게 사람을 살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비현실적인 기대야말로, 숨통을 짓누르는 현실 속에서 나를 숨쉬게 하는 시원한 바람이 되어주기도 하는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