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을 피우는 걸 좋아한다. 삶이 힘들 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향을 피운다.
향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맡을 수 없는 향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 오는 숲 속의 향기, 수선화 꽃밭에 둘러싸인 향기, 달큰한 망고을 담았던 나무 상자를 은은하게 태우는 향기. 이런 건 아무 곳에서나 아무 때나 맡을 순 없는 거니까.
얼마 전 여행을 다녀왔다. 참 마음에 드는 향을 찾았지만 품절이라 사오지 못했다. 그래도 그 도시는 내게 더운 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그 속에 담긴 청량한 연꽃 향기로 기억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