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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뽀했습니다!

by 례온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소식으로 찾아왔습니다.


얼마 전에 취직에 성공했습니다.


오늘로 취뽀하고 열흘정도 지났는데요. 지난 열흘간 정말 엄청나게 들뜬 상태로 지났습니다. 약간 기분 좋게 술 취한 상태가 쭈욱 유지되는 느낌.... 솔직히 말하면 대학 붙었을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낡고 닳을 감정이지만, 살면서 이렇게까지 행복하고 충만할 시기가 몇 번이나 되겠어요. 그걸 충분히 만끽하고 즐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친구 어머님께서 '언젠가는 힘들고 지치는 날이 올 테지만, 지금의 이 감정을 되새기며 이겨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서는 더더욱 지금의 행복이 소중했습니다.


한 때는 노력이 사라지기도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노력이 나를 배신하기도 하고, 좌절시킬 수도 있다는 걸 알고 너무나도 절망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노력했기 때문에 더 비참했습니다. 노력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그 부분을 탓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정말 운이 안 좋은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 팔자가 참 야박하다는 생각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런데 자기 연민은 정말 중독성이 강한 병이거든요. 그걸 벗어나야만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건데, 그게 조금 오래 걸렸네요. 예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제가 실패에 취약한 사람인 걸 깨닫고 인정하자 실패가 단순히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다가왔고 그게 양분이 되었습니다. 마치 청소년 성장소설에서 주인공이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를 거치고 어른이 되는 것처럼,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서 겨우 한 단계 성장한 기분아에요.


저는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실없이 웃음이 나기도 해요. 그 정도로 행복하고 뿌듯해요. 이정도의 행복감, 즐길 일이 흔치 않으니 최대한 즐겨도 되는 거겠죠? 이제 저를 탓하고 미워했던 만큼, 저를 위해 시간도 쓰고 마음도 쓰고 돈(!)도 쓰는 그런 1달을 보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쓰는 례온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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