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아이의 응가 타이밍은 왜 출발직전일까.

워킹맘의 출근전쟁

by 엘사 B

오늘 아침도 평화롭지 않았다.

응가의 타이밍 때문이다.

아니, 도대체 응가는 왜 출발 직전에 생각나는 걸까?

잠깐만요. 아니, 하필 지금???

그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나는 어른이고 엄마니까—

…했지만 결국 외쳤다.....


“응가 좀 저녁에 하면 안 될까!?”


나는 그 순간, 이 말을 왜 내 입으로 꺼냈나 싶었다.

아이 표정이 약간 굳고, 나도 순간 민망하고.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억울하다.


사실 원래 아이는 저녁에 씻기 직전에 응가를 했다.

요즘 부쩍 큰거처럼 느껴졌는데 생체리듬도 바꼈나보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지도 않고, 카톡은 열심히 보고, 밥도 천천히 먹다가, 출발 직전에 “나, 응가 마려워…”라니....

이건 엄마한테 너무 가혹한 시나리오 아닌가?


사실 아이가 응가하는 건 좋은 일이다. 건강하다는 증거니까. 근데 그 건강이, 왜 이렇게 나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표현되는지 모르겠다.


출근은 출근대로 급하고, 이미 마음속에선 ‘지각하면 어쩌지’라는 타이머가 똑딱이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응가 하고 싶다”는 선언은 너무 파괴력이 크다.


결국 오늘도 “왜 지금이야”라는 말과 함께 문을 닫고 나왔다.

왜 이런걸로 화내냐며 뒤도 안돌아보고 쓩 가버리는 아이 뒷모습을 보면서 저만치 뒤에서 어가면서 생각했다.


화낸건 아닌데, 이제 무슨 말을 해도

화낸것처럼 지적한거처럼 느끼는구나...

아, 또 내가 괜한 말을 했구나…

이 말을 듣는 아이 마음은 어땠을까.

사실 아이는 배 아파서 말한 건데, 솔직히 엄마는 그게 짜증부터 났던 거니까.


매일아침 다짐한다.

내일 아침은 좀 다르게 시작하고 싶다고.

응가도 좋고, 카톡도 좋고, 밥도 좋으니

그 모든 걸 ‘출발 10분 전’ 이전에만 끝내줬으면 좋겠다.


내일은 아이와 작전 회의라도 해야겠다.

“작전명: 응가의 평화로운 타이밍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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