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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 Sep 20. 2023

십자가

까마득한 아홉 번째 해 언젠가

고사리손으로 십자가를 빚어

홀로 어깨에 짊어졌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이 작은 나뭇조각은 나를

인도하는 채찍이었고 또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돌덩이였다


나뭇조각이 벽돌탑이라는 걸

어느 순간 알게 되었지만

이미 들러붙은 끈끈한 것은

나와 하나가 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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